산국
벌써 지난가을이라고 해야 하는군요.
늦가을 아파트 화단에 피어난 싱싱한 산국을
따서 말려 국화차를 만드는 대신
저는 카메라에 고이 담아두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오목조목 귀엽고 아름답습니다.
작은 혀 모양의 노란 설상화(舌狀花)가 빙 둘러있고,
그 안에 동그란 구슬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습니다.
사실 이 구슬들이
통 모양으로 피는 진짜 꽃 관상화(管狀花)입니다.
설상화 바로 안쪽에 피어있는
작은 별 모양의 꽃들이 보이시나요?
그 안에 암술과 암술머리가 올라와 있습니다.
수술은 육안으로 안 보이지만
통 밑에 위치한 씨방 가까이 있다고 합니다.
정말 오묘한 하나님의 작품이 아닐 수 없습니다.
김용택 시인은
찻잔 속에서 향기를 내는 산국에 젖었다고 하지만
저는 제 카메라와 마음속에 담긴
지난가을에 핀 산국 모습에 젖어있습니다.
당신/ 김용택
작은 찻잔을 떠돌던
노오란 산국향이
아직도 목젖을 간질입니다
마당 끝을 적시던
호수의 잔 물결이 붉게 물들어
그대 마음 가장자리를 살짝 건드렸지요
지금도 식지않은 꽃향이
가슴 언저리에서 맴돕니다
모르겠어요
온 몸에서 번지는 이 향이
산국 내음인지
당신 내음인지....
나, 다 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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