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2021-12

늦가을 비

by 박용기
가을 2021-12, 늦가을 비


얼마 남지 않은 자작나무 가을 잎 위에
늦가을 비가 내렸습니다.

잎 진 잔 가지를 따라

빗물이 흐르다 잠시

가지 끝을 떠나기 전 멈추어 섭니다.

가을 잎들에게 작별인사를 하려나 봅니다.


그렇게 아쉬운 작별인사가

가득 맺힌 나무 앞에 서서

저도 아쉬운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아직은 고운 자작나무 가을 잎들도

조만간 지고 말겠지요.

줄기를 타고 흐르는 빗물처럼

세월은 흐르니까요.


그리고 언젠가

저도 이곳에 낙엽이 되어

돌아올 날이 올 것입니다.


그날도 이 자작나무는

누군가에게 작별인사를 건네겠지요.





늦가을 비/ 박인걸


늦가을 찬비가 내리면

가슴 지층에 가득 고인다.

그렇게 고인 빗물은

오래전에 고인 빗물과 곶자왈*이 되어

이따금 밖으로 솟구친다.


깊이 고인 빗물에는

고운 추억이 分子로 떠돌고

혹은 슬픈 粒子로 방황하다


오늘 같은 날에는 같은 類와 만나

가슴을 뒤흔들며 치솟아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다.


빗물에 젖은 나뭇잎에 동정을 느끼며

지층은 서서히 허물어지고

바람이 없어도 한쪽으로 쏠리며

그리움의 출처로 달려가고프다.


비가 세차게 내릴 때면

마음은 갈피를 잡지 못한다.

가을비는 그리움 병을 도지게 한다.


*곶자왈: 숲을 뜻하는 제주도 말 ‘곶’과 가시덤불을 뜻하는 ‘자왈’을 합쳐 만든 글자. 화산이 분출할 때 점성이 높은 용암이 크고 작은 바위 덩어리로 쪼개져 요철(凹凸)지형이 만들어지면서 나무, 덩굴식물 등이 뒤섞여 원시림의 숲을 이룬 곳을 이르는 제주 고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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