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1

강아지풀에 맺힌 겨울비

by 박용기
116_1555-s-AF-Winter rain-2.jpg 물방울-1, 강아지풀에 맺힌 겨울비


꽃, 풀잎, 나뭇잎
그리고 물방울.
제가 참 좋아하는 피사체들입니다.

마른 강아지풀 끝에 겨울 빗방울이 맺혔습니다.

아직도 전성기의 모양을 간직한 채

곱게 늙은 강아지풀.


부드러운 곡선과

아직은 무성한 갈색 깃털이

잘 살아온 노년의 모습으로

참 보기 좋습니다.


그 끝에 맺힌 빗방울 속엔

그가 살아온 투명한 삶의 결정체가

고스란히 맺혀있는 것만 같습니다.


큰 나무가 되려고 욕심내지 않고,

아름다운 꽃이 되려고 허새 부리지 않고,

강한 비바람에도

유연한 자세로 살아온 이 아이들이 마음자리가

겨울비 내리는 날

참 아름답게 빛납니다.




물방울은 홀로일 때 아름답다/ 박찬


가만히 들여다 보면, 그것은 얼마나

미세한 모습인가. 잔바람에 떠는

그의 가슴에 푸른 하늘이 숨어 있다.

배경으론 커다란 산 하나


스스로는 배경이 되지 않는, 저렇게

힘없는 것이 세상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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