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막살나무 열매
2018년 겨울 이야기입니다.
입춘도 지났건만 추위가 물러날 줄을 모릅니다.
때로는 우리의 삶에서도
이렇게 추운 날들이 이어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봄은 오고 추위는 이내 물러가겠지요.
한겨울 2월의 숲에서
눈부신 생명의 아름다움을
만났습니다.
바로 가막살나무 열매입니다.
2월의 숲/ 靑涓 박용기
삶이 겨울처럼 춥게 느껴질 때면
2월의 숲으로 간다
모든 것이 숨을 죽이고
침묵의 숨소리만
마른나무 가지 사이를 맴돌고
마른풀 위엔
죽음의 그림자 덮여 있는 숲 속의 오후
가만히 숲에 서서
오후의 햇살을 가슴에 담고
조용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겨울나무 끝에 매달린 삶의 흔적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온다
추위 속에서도 맨몸으로
생명의 기운을 녹여내며
마지막 시간을 견디고 있는
마르고 퇴색한 아그배나무 열매들
지난날들의 기억들을
고이 접어 만든 부케를 들고
꽃 피던 시절보다도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서있는 나무수국
삶은 언제라도
보석처럼 가치 있고 아름답다고
햇살에 루비처럼 빛나는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늙은 가막살나무 열매들
겨울나무들의 이야기 속에
어느새 추위는 사라지고
2월의 숲에서는
생명의 온기가 가득히
온몸에 전해 온다
삶이 겨울처럼 춥게 느껴질 때면
2월의 숲으로 가
추운 가슴에 생명의 온기를 채워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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