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터
가을에는 보랏빛으로 피었을 꽃들이
겨울이 되니 겨울 꽃으로 다시 피어납니다.
꽃들이 사라진 겨울 정원에서
아스터의 씨앗들이
흰 눈송이를 닮은 꽃으로 피어납니다.
잎과 줄기는 마르고
생명의 온기가 사라졌지만
하얀 꽃 모양 털모자 속의 씨앗 속에는
생명이 숨 쉬고 있습니다.
작은 씨앗은
꽃들이 한 해를 살고 난 후의
마침표 같은 것.
하지만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의 출발점.
우리 생의 끝에도
이렇게 아름답게
꽃씨를 닮은 마침표가 찍혔으면 좋겠습니다.
꽃씨를 닮은 마침표처럼/ 이해인
내가 심은 꽃씨가
처음으로 꽃을 피우던 날의
그 고운 설레임으로
며칠을 앓고 난 후
창문을 열고
푸른 하늘을 바라볼 때의
그 눈부신 감동으로
비 온 뒤의 햇빛 속에
나무들이 들려주는
그 깨끗한 목소리로
별것 아닌 일로
마음이 꽁꽁 얼어붙었던
친구와 오랜만에 화해한 후의
그 티없는 웃음으로
나는 항상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
못 견디게 힘든 때에도
다시 기뻐하고 다시 시작하여
끝내는 꽃씨를 닮은 마침표 찍힌
한 통의 아름다운 편지로
매일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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