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봄-6

꽃기린

by 박용기
120_5424-32-st-s-A preview of spring-6.jpg 미리 보는 봄-6, 꽃기린


창가에 놓인 꽃기린은
벌써 봄을 맞은 듯
꽃을 열심히 피워냅니다.


가시가 가득 있는 줄기와

작은 동전처럼 납작한 꽃이

그리 예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막 꽃봉오리가 피어나는 모습은

또 다른 아름다움입니다.


아내가 막 물을 주고 난 후

꽃봉오리 속에 담긴

물방울들은 특별한 아름다움입니다.


이 꽃을 보고

시인 김경희는

니진스키의 발레를 떠올렸습니다.


바슬라프 니진스키(1889~1950)

'춤의 신'이라 불릴 만큼 뛰어난 실력의

러시아 발레리노입니다.

시대를 먼저 살아

그의 춤과 안무는 당대에는 혹평을 받았습니다.


스트라빈스키의 발레 곡 '봄의 제전'은

1913년 나진스키의 안무로 초연을 하였는데,

공연장이 난장판이 될 정도로

스트라빈스키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혹평을 받으면서

그를 몰락의 길로 인도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작품은

발레에서 모더니즘의 시초로 추앙받고 있다고 합니다.


꽃기린 작은 봉오리 속의 물방울 속에서

시대를 앞서 간 나진스키처럼

시간을 앞선 봄이 춤을 춥니다.




꽃기린/ 김경희


사막,

건너가잔다


위독에 가까운

고독 한 잔.


무풍,

타오르잔다


니진스키의

불춤 한 칼.


무한 천공에

기증하는


단 하나

목메인 사랑의


계관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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