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기린
창가에 놓인 꽃기린은
벌써 봄을 맞은 듯
꽃을 열심히 피워냅니다.
가시가 가득 있는 줄기와
작은 동전처럼 납작한 꽃이
그리 예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막 꽃봉오리가 피어나는 모습은
또 다른 아름다움입니다.
아내가 막 물을 주고 난 후
꽃봉오리 속에 담긴
물방울들은 특별한 아름다움입니다.
이 꽃을 보고
시인 김경희는
니진스키의 발레를 떠올렸습니다.
바슬라프 니진스키(1889~1950)는
'춤의 신'이라 불릴 만큼 뛰어난 실력의
러시아 발레리노입니다.
시대를 먼저 살아
그의 춤과 안무는 당대에는 혹평을 받았습니다.
스트라빈스키의 발레 곡 '봄의 제전'은
1913년 나진스키의 안무로 초연을 하였는데,
공연장이 난장판이 될 정도로
스트라빈스키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혹평을 받으면서
그를 몰락의 길로 인도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작품은
발레에서 모더니즘의 시초로 추앙받고 있다고 합니다.
꽃기린 작은 봉오리 속의 물방울 속에서
시대를 앞서 간 나진스키처럼
시간을 앞선 봄이 춤을 춥니다.
꽃기린/ 김경희
사막,
건너가잔다
위독에 가까운
고독 한 잔.
무풍,
타오르잔다
니진스키의
불춤 한 칼.
무한 천공에
기증하는
단 하나
목메인 사랑의
계관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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