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봄에-4

산수유

by 박용기
120_8853-55-st-s-At spring-4.jpg 이 봄에-4, 산수유


산수유가 노랗게 피어나면
봄이 노랗게 움틉니다.


작은 왕관 다발 한 무더기가

작은 겨울눈 속에

어쩌면 그리도 꼭꼭 숨겨져 있었을까요?


매년 봄이면

산수유를 카메라에 담으며

늘 새로운 모습들을 발견합니다.


산수유나무 자체는

껍질이 거칠고 벗겨진 모습이

마치 젊을 적에 고생을 많이 한

나이 든 노인의 손등처럼 애잔해 보입니다.


하지만

매년 피어나는 꽃들은 늘

너무도 사랑스러운

유치원 입학생들입니다.


앞으로 이 꽃들을

얼마 동안이나

내 카메라에 새롭게 담아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산수유가 피어

새봄이 오는 한

산수유 등걸처럼 나이 들어가는 내 가슴속에도

또 새 봄이 찾아올 것입니다.




중년의 가슴에 4월이 오면/ 이채

꽃이 예쁘기로
앞서고 뒤서지 아니하니
4월의 꽃이여!
중년의 꽃이라고 꽃마저 중년이랴

내 꽃의 빛깔이 바래지 않는 것은
한때의 청춘이 그리운 까닭이요
내 꽃의 향기가 시들지 않는 것은
한때의 사랑을 못 잊는 까닭이다

구름은 흘러도 흔적이 없고
바람은 불어도 자취가 없건만
구름 같고 바람 같은 인생아!
왜,
사람의 주름은 늘어만 가는가

꽃이 예쁘기로
피었다 아니 질 수 없으니
4월의 꽃이여!
그대, 젊음을 낭비하지 마오

지나고 보니
반 백년 세월도 짧기만 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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