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단풍
돌 틈 사이에서
부지런히도 봄을 피워내는 꽃
다른 꽃들이 미처
꽃봉오리를 터뜨리기도 전
이 아들은 바위틈을 비집고 올라
벌써 꽃탑을 새워놓았습니다.
꽃으로만 보면
이름이 연상이 안됩니다.
오히려 다육이 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바위틈에서 돋아난
잎을 보면 단풍잎을 닮아
돌단풍이라는 이름이 어울립니다.
학명은 Mukdenia rossii
여기서 속명인 무크데니아(Mukdenia)는
원산지인 만주 봉천(奉天)의
만주어 명인 무크덴(Mukden)에서 왔습니다.
뒤에 있는 종소명 rossii는
식물 채집가 Ross를 기리기 위해 붙여졌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역사 속에서
흥망성쇠를 거듭하였고,
'하늘을 받는다는 뜻'의 봉천(奉天)은
'해가 침몰하는' 곳, 심양(瀋陽)*으로 바뀌었지만,
이 아이는 오래전 이름을 간직한 채
이 봄에도 꿋꾸이 꽃을 피워내고 있습니다.
*우리말 식 발음인 심양(瀋陽)은
현재는 중국어 표기법에 따라 '선양(沈阳, 瀋陽)'으로 불립니다.
돌단풍/ 김승기
강남에서 온 제비
살랑살랑
돌단풍 일으켜 세웠다
거울 앞에 앉은
새댁이다
뽀얀 얼굴
봄바람 시샘할까
들며 나며 걱정이 태산이다
확
번지는 분 냄새
햇살이 바람났다
토해내는 꽃멀미
하늘도 놀라
봄이 까무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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