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봄에-13

동백꽃

by 박용기
이 봄에-13, 동백꽃


올해엔 동백꽃을 보러
제주도나 남쪽 바닷가에 갈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사는 아파트를 산책하다

101동 화단에 피어있는 동백꽃을 만났습니다.


이곳에 오~랫동안 살아오면서

그곳에 동백꽃이 피는지는 처음 알았습니다.

언제부터 그 나무가 그곳에 있었는지....


갑자기 로또라도 당첨된 느낌이었습니다.


나무 아래 작은 바위 위에

막 떨어진 동백꽃은

나무에 피어있는 꽃보다

더 아름다워 보입니다.


절정의 아름다움을 지닌 채

요절한 미녀 같은

짙은 안타까움의 그림자


생명으로 넘치는 초록잎 사이에서

활기 넘치는 붉은빛으로 피어나

무채색의 생명 없는 바위 위로

일순간 운명을 바꾸는 동백꽃


이 봄에 가장 아름답고 장엄한

죽음을 만났습니다.









동백/ 양광모


한 봄날이어도

지는 놈은 어느새 지고

피는 놈은 이제사 피는데

질 때는 한결같이 모가지째

뚝 떨어져


- 이래 봬도 내가 한때는

꽃이었노라


땅 위에 반듯이 누워 큰소리치며

사나흘쯤 더 뜨거운 숨을 몰아쉬다

붉은 글씨로 마지막 유언을 남긴다


-징 하게 살다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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