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봄에-22

현호색

by 박용기
121_0500_0499_0502-st-s-At spring-22.jpg 이 봄에-22, 현호색


봄이면 찾아가는 금산군 산안리의 야산에도
봄이 왔습니다.

그 동네가 산골이라

남쪽이지만 봄이 좀 늦게 옵니다.


작은 산에는 아직 꽃들이 별로 없었지만

신비로운 청자빛 현호색 몇 그루가 피어 있었습니다.


아내가 쑥과 민들레 잎을 따는 동안

저는 작은 냇물이 있는 골짜기로 내려가

낮게 피어 있는 현호색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민들레 잎을 따는 건

외손녀가 집에서 키우고 있는

애완용 토끼가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동네에 흔한 민들레보다

공해가 적은 산길 가의 민들레가

토끼에게도 좋을 것 같다는

아내의 깊은 배려 때문입니다.


맑은 공기와

막 돋아나는 봄기운을 한가득 마시고 돌아왔습니다.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이라는

류시화 시인의 신간 시집이 도착했습니다.


오늘은 책 제목과 같은 그의 시를 소개합니다.


세상의 풍파에 흔들리면서도

꿈을 잃지 않는 우리 모두도

꽃이라고 말합니다.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 류시화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이다

모든 꽃나무는

홀로 봄앓이하는 겨울

봉오리를 열어

자신의 봄이 되려고 하는

너의 전 생애는

안으로 꽃 피려는 노력과

바깥으로 꽃 피려는 노력

두 가지일 것이니

꽃이 필 때

그 꽃을 맨 먼저 보는 이는

꽃나무 자신

꽃샘추위에 시달린다면

너는 곧 꽃 필 것이다


- 류시화 시인의 2022년 신작시집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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