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
봄과 함께 제비꽃이 피어났습니다.
동네 풀밭에 지천으로 피는 꽃입니다.
들여다보면 참 예쁜 꽃입니다.
꽃 모양이
하늘을 나는 제비처럼 생겼고,
또 제비가 돌아오는
3월 삼짇날쯤에 꽃이 핀다 하여
제비꽃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집니다.
영어 이름은 바로
보라색을 뜻하는 violet.
하지만 어렸을 때에는
오랑캐꽃으로 불렸습니다.
어렸을 때 '오랑캐'는 좀 무서운 이름이었습니다.
아주 어렸을 때 제가 울거나 보챌 때
그치게 하기 위해 어머니께서는
'울면 오랑캐가 잡으러 온다'라고 겁을 주셨던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제비꽃을 왜 오랑캐꽃이라고 불렀을까?
꽃의 뒤에 툭 튀어나온 꿀주머니가
오랑캐들의 뒷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을 괴롭혔던
여진족 같은 야만 민족을 일컫는 말 오랑캐가
이렇게 예쁜 꽃에 붙여져
화풀이 대상이 되었다니
참 아이러니합니다.
이제는 오랑캐도 사라지고
제비도 우리 동네에서는 볼 수 없지만,
이 봄에도
풀밭에는 제비꽃이 예쁘게 피어
이 봄이 오고 또 가고 있습니다.
제비꽃에 대하여/안도현
제비꽃에 대하여 - 안도현
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오고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간다
제비꽃에 대해 알기 위해서
따로 책을 뒤적여 공부할 필요는 없지
연인과 들길을 걸을 때 잊지 않는다면
발견할 수 있을 거야
그래, 허리를 낮출 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거야 자줏빛이지
자줏빛을 톡 한번 건드려봐
흔들리지? 그건 관심이 있다는 뜻이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봄은,
제비꽃을 모르는 사람을 기억하지 않지만
제비꽃을 아는 사람 앞으로는
그냥 가는 법이 없단다
그 사람 앞에는
제비꽃 한 포기를 피워두고 가거든
참 이상하지?
해마다 잊지 않고 피워두고 가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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