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봄이 오고 또 갑니다-7

제비꽃

by 박용기
120_9806-24-st-s-So spring has come and is going-7.jpg 그렇게 봄이 오고 또 갑니다-7, 제비꽃


봄과 함께 제비꽃이 피어났습니다.

동네 풀밭에 지천으로 피는 꽃입니다.

들여다보면 참 예쁜 꽃입니다.


꽃 모양이

하늘을 나는 제비처럼 생겼고,

또 제비가 돌아오는

3월 삼짇날쯤에 꽃이 핀다 하여

제비꽃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집니다.


영어 이름은 바로

보라색을 뜻하는 violet.


하지만 어렸을 때에는

오랑캐꽃으로 불렸습니다.

어렸을 때 '오랑캐'는 좀 무서운 이름이었습니다.

아주 어렸을 때 제가 울거나 보챌 때

그치게 하기 위해 어머니께서는

'울면 오랑캐가 잡으러 온다'라고 겁을 주셨던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제비꽃을 왜 오랑캐꽃이라고 불렀을까?

꽃의 뒤에 툭 튀어나온 꿀주머니가

오랑캐들의 뒷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을 괴롭혔던

여진족 같은 야만 민족을 일컫는 말 오랑캐가

이렇게 예쁜 꽃에 붙여져

화풀이 대상이 되었다니

참 아이러니합니다.


이제는 오랑캐도 사라지고

제비도 우리 동네에서는 볼 수 없지만,

이 봄에도

풀밭에는 제비꽃이 예쁘게 피어

이 봄이 오고 또 가고 있습니다.




제비꽃에 대하여/안도현

제비꽃에 대하여 - 안도현

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오고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간다


제비꽃에 대해 알기 위해서
따로 책을 뒤적여 공부할 필요는 없지

연인과 들길을 걸을 때 잊지 않는다면
발견할 수 있을 거야

그래, 허리를 낮출 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거야 자줏빛이지

자줏빛을 톡 한번 건드려봐
흔들리지? 그건 관심이 있다는 뜻이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봄은,
제비꽃을 모르는 사람을 기억하지 않지만

제비꽃을 아는 사람 앞으로는
그냥 가는 법이 없단다

그 사람 앞에는
제비꽃 한 포기를 피워두고 가거든

참 이상하지?
해마다 잊지 않고 피워두고 가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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