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봄이 오고 또 갑니다-6

튤립

by 박용기
121_1102_03_04-st-s-So spring has come and is going-6.jpg 그렇게 봄이 오고 또 갑니다-5, 튤립


봄비가 내리면
세상이 달라집니다.

봄비 내린 정원은

생명의 향기가

안개처럼 피어오릅니다.


붉은 튤립 봉오리에 빗방울이 맺히면

유난히 투명한 붉은 생명의 물이

짙게 베어 나옵니다.


비 내린 정원에 서면

나도 비에 젖어

꽃으로 피어날 것만 같습니다.


이 봄도 그렇게 비처럼 다가와

튤립을 피우고

꽃이 지면 또 말없이 떠나갑니다.


비 개인 후

봄도 떠나가지만,

우리 가슴속에는

붉은 튤립이 피고 져

기쁨과 아쉬움의 나이테 하나가 만들어집니다.


그렇게 또 이 봄이 오고

떠나가고 있습니다.





가끔은 비가 되고 싶다 / 이채



비가 오는 날이면

가끔은 비가 되고 싶다

비가 잎을 키우고 꽃을 피울 때

초록비 나 꽃비가 되어, 나도 세상의

무엇 하나 반듯하게 키워내고 싶다


생명은 어디서부터 오는가

아버지의 탯줄 같고

어머니의 젖줄 같은 물

땅 속에는 하늘의 물이 흐르고 당신과

나 사이에는 사랑의 물이 흐른다


하늘비는 이 땅의 축복

누구에게 축복의 이유가 되고 싶다


비가 비처럼 와서

나무가 젖고 숲이 젖고 산이 젖고,

그리고 강으로 흘러갈 때

비를 닮은 여자, 빗물 같은 여자 당신에게 강물처럼 젖어들고 싶다

하늘처럼 젖어들고 싶다

당신 품에서 가장 깊은 강물로 살다가

가장 오랜 강물로 늙어가고 싶다


가끔은 비가 되고 싶다

비 없는데 무지개 뜰까

꼭 무지개가 아니라도 좋다

비 떠난 후, 세상은 또 얼마나 정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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