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산다

by 마리아

전날까지 세차게 몰아치던 장맛비가 언제 그랫냐는 듯 푸르른 하늘이 수줍게 고개를 내민다.

비 그친 산골의 이른 아침에 부는 바람이 시원하다 못해 서늘함마저 느끼게 한다.

가을이 다가올 듯한 착각이 들 만큼 서늘한 바람이 몸속으로 스며들어 더위를 식힌다.

어느새 비가 내렸다. 어느 순간 비가 그치고 푸른 하늘의 모습이 보이는 날씨가 마치 삶의 모습과 닮아 있다.

시련은 천둥 치고 비바람 부는 날씨와 같고 환희는 눈부시게 맑고 푸른 날과 같다.

그 변화 속에 삶이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한다.

어디선가 날아온 새 한 마리가 마당에 심어 놓은 석류나무에 앉아 노래를 한다. 맑은 새의 목소리가 아침의 공기에 어우러져 곱디곱게 들려온다.

늘 가슴에 잿빛 구름을 안고 살지만 가끔 찾아오는 새의 아름다운 노랫소리와 그렇게 눈 부시게 맑고 푸른 하늘이 마음의 잿빛 구름을 몰아낸다.

우주 속에 의미 없는 작은 생명이지만 그 생명을 지키며 살아가는 내 모습이 삶의 의미를 만들어 준다.

하루의 작은 삶 속에 우연히 만나는 수많은 인연을 사랑하기 위해 마음의 불꽃을 태운다. 그 순간순간이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고 내가 살아가는 의미가 된다.

나의 생명이 사라져 가는 그 순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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