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아름다운 만큼 슬픈 봄
봄은 실록의 계절이라고 한다. 얼었던 땅의 감촉이 돋아난 어린 풀의 폭신폭신함으로 발끝에 전해진다.
겨우내 굳은 땅은 다시는 생명이 솟아나지 않을 꽁꽁 얼어 있었지만 따사로운 4월의 햇살은 파릇파릇 영롱하고 싱그러운 초록을 만들어, 죽은 듯이 잠들어 있던 어리고 풋풋한 대지의 생명을 깨운다.
봄의 따스함은 대지를 춤추게 한다. 아롱거리는 아지랑이가 꿈틀 거리며 생명을 불어넣는다.
벌써 4월도 중순을 넘어가고 있다. 논에는 못자리가 한창 준비 중이고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 대지는 싹을 틔울 준비를 한다. 어김없이 계절은 변화하여 다시 그 자리에 돌아와 있지만 바람을 타고 불어오는 슬픈 목소리는 마음을 아프게 한다.
자유는 많은 애국자와 압제자들의 피를 요구한다는 토마스 제퍼슨의 말처럼 이 땅에는 압제와 억압에 항거하여 분연히 일어난 민중의 피로 얻어졌다.
그 자유의 달콤한은 결고 그냥 얻어진 달콤함이 아니다. 아프고 아팠던 지난 시간의 역사가 모여 달콤함을 전해 준다.
4월은 잔인한 달이다.
T.S 엘리엇의 황무지라는 시의 첫 줄에 나오는 말이다.
물론 엘리엇이 말하는 잔인한 달과 우리네 가슴속에 묻어 있는 잔인한 달은 다르다.
그렇지만 4월은 잔인한 달이다. 제주 4. 3 항쟁의 슬픈 역사가 그렇고 4.19 혁명으로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는 과정에서 수많은 피의 대가를 지불했다.
가장 마음 아픈 일, 세월호의 어리디 어린 생명을 빼앗아 간 슬픈 일도 4월이다.
엘리엇이 이야기하는 그 4월과는 다르겠지만 우리의 4월은 시처럼 그런 슬픈 낭만이 있는 4월이 아니다.
피의 역사가 숨어 있는 잔인하고 슬픈 달이다.
그 슬픔에 나의 감정을 살며시 넣어 본다.
감정이 들어가는 그 순간 나의 가슴은 슬픔의 커다란 호수에 잠겨 끝없이 끝없이 빠져 들어간다.
슬픈 메아리는 바람을 타고 흘러와 가슴을 건드린다.
세상이 온통 바이러스에 온 정신을 빼앗기고 있지만 세월은 강물이 흘러가듯 과거의 시간을 기억하며 또다시 흘러 온다.
우리가 누리고 살아가는 모든 것은 과거의 시간 속에서 받은 선물이다. 선물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해 봤던가!
과거의 선물은 결코 그 무게가 가볍지 않다.
과거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죽어간 그들이 우리에게 말을 한다. 자신들의 고통과 슬픔을 밟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더 이상 피를 흘리지 말라고.
자유는 많은 애국자와 압제자들의 피를 요구한다는 토마스 제퍼슨의 말처럼 이 땅에는 압제와 억압에 항거하여 분연히 일어난 민중의 피로 얻어졌다.
4월의 푸르른 하늘과 대지의 싱그러운 초록의 향연이 기억하는 그날의 슬픈 일을 조용히 전해 준다.
이제 4월도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계절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5월을 앞두고 있다. 우리는 그 5월을 즐길 수 있다. 비록 코로나가 세상을 삼키고 있어도 우리는 그 자유로움을 즐기고 누려야 한다.
자유를 위한 위대한 투쟁과 희생을 잊지 않고 기억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