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단식이 문제였을까?

by 사랑니

"쨍그르르"

유리창이 산산조각 나는 듯한 소리가 들리면서 트레이에 들어 있던 자재들이 바닥으로 내팽개쳐졌다.

아래에 있던 자재를 옮기려고 고개를 숙이면서 빈 트레이를 치우려고 하는 동료를 보지 못한 나는 고개를 드는 순간 동료의 트레이보다 더 높이 들어야 부딪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들고 있던 나의 자재 트레이가 흔들리기 시작하고 나의 몸은 중심을 잃어버렸다.


나는 자동차 LED 등을 조립하는 제조업에 종사 중인 매우 성실한 근로자이다.

근무시간은 아침 여덟 시부터 오후 다섯 시까지 이지만 대부분 연장근무를 해야 하는 날이 많아 저녁 여덟 시까지 일을 해야 될 때가 많다.

여덟 시부터 일을 시작하려면 적어도 회사에 일곱 시 30분까지는 도착을 해야 한다.

나의 기상시간은 보통 새벽 다섯 시 삼십 분쯤이다.

잠깐의 아침기도 후에 아침 준비를 한다.

간헐적 단식을 위해 저녁 식사를 하지 않는 관계로 나는 아침을 많이 먹는 편이다.

꿀에 절여놓은 들깨 한 스푼을 먹고 당근, 사과, 양배추에 올리브 오일을 한 스푼 넣고는 갈아 만든 약간은 슬러시 느낌의 주스를 숟가락으로 떠먹는다.

다음은 반숙으로 삶은 달걀을 하나 내지 두 개를 먹는다.

점심은 회사에서 나오는 메뉴를 먹는데 주로 기름기가 없는 음식으로만 먹는 편이다.

두 달 전부터 나는 간헐적 단식을 시작하였다.

특별히 내가 비만하다거나 굳이 간헐적 단식을 시작할 만큼 건강상의 문제는 없었는데 우연히 유튜브를 보다가 간헐적 단식에 대한 여러 장점들을 보고는 한번 해 봐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하게 되었던 것이다.

원래부터가 나는 식탐이 별로 없는 사람인지라 저녁 한 끼 정도 거르는 것이 크게 부담이 되지는 않았다.

아직까지는 내 몸에 일어나는 어떤 변화를 느낄 무엇이 있는지는 잘 알 수가 없다.

오늘 자재를 엎지르며 여러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사건이 일어난 시간은 연장 근무 시간이었다.


'저녁을 먹었더라면 내가 힘을 조금 더 발휘하여 트레이를 더 높이 들 수 있었을까?

그럼 이렇게 자재를 엎어버리는 일은 없었을까?

간헐적 단식이 문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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