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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잡스 유진 Apr 02. 2023

쓰지 않으면 쓰이지 않는다.

1

 

이 주 정도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다. 

소재도 떠오르지 않고, 쓰고 싶은 마음도 크게 들지 않는다. 

한 번씩 머리에 윤활유를 부어둔 듯 원활하게 돌아갈 때도 있다.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돌아간다. 

아이디어가 샘솟고, 보는 사물, 만나는 사람들마다 영감을 준다. ‘할멈~~~’

머리가 터져나갈 정도로. 

지금은 그런 때가 아니다. 열심히 일한 휴대폰이 잠시 충전 중인 것 마냥 머리도 쉬고 있는 것 같다. 나의 내는 그 경계가 확실하다.      

이러다가 느닷없이 쓰고자 하는 욕망이 불같이 일 때도 있다. 

그럴 때는 늘 컴퓨터가 꺼져있던지, 운전 중이거나, 잠자리에 막 들었을 때다. 이상토다..

글감이 떠오를 때도 찰나의 순간이다. 수첩은 멀리 있고, 핸드폰도 꺼낼 수 없는 상황에 파노라마처럼 서너 줄이 흘러간다. 

기록을 꼼꼼하게 해둬야 하는데, 여전히 기억력을 믿으며 시간이 흐른 후에 머리를 쥐어짠다. 

‘뭐였더라,’     

오늘도 그런 날 중 하나다. 출근 준비로 한창 바쁠 때, 섬세한 손터치로 아이라이너를 곱게 그리고 있을 때 떠올랐다. 

‘쓰지 않으면 쓰이지 않는다.’

이거 너무 괜찮잖아. 

급한대로 들고 있던 아이라이너로 손바닥에 적었다. 

‘다행이지 뭐야. 아이라이너가 있어서. 역시 난 임기응변에 강해.’, 변....

화장을 끝내고 머리를 말리면서 서너 문장이 한꺼번에 다가 온다.

‘그만~~~~~~. 머리 좀 하자.’     



출근 준비를 마치자 마자 급하게 적어 둔 문장이 바로 지금까지의 문장이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니 그때의 영감이 또 사그라들었다. 

아마 며칠간 쓰지 않았더니 잘 쓰이지 않았던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나 보다.      

영감오면 다시 이어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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