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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잡스 유진 May 12. 2023

내 나름의 교육 철哲까진 아니어도 방方  


막내는 좀 다르게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생각으로 막내에게는 억지로 무언가를 시키지 않는다. 

하고 싶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 

6살이 될 때까지 뭘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그냥 혼자서 영어도 나름 공부하고, 자전거타기로 체력도 단련시키고, 그림도 그리고 이상한 작곡도 하면서 논다. 아~! 혼자 댄스도 공부 중이다. 선생님은 틱톡.

아무것도 안 시켜서 인지 그림도 춤도 작곡도 풉하고 웃음이 나오는 실력이지만 본인은 나름 진지하다. 혼자 독학으로 알파벳과 한글을 떼고 있는 모습은 기특할 따름이다. 

자유롭게 놔뒀더니 영혼도 자유롭다. 

저런 모습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 좋은 선생님께 본격적으로 배워보고 싶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본다.      




원할 때까지 억지로 시키지 않겠다는 교육 마인드는 첫째, 둘째에게도 마찬가지이다. 

하고 싶다는 말을 하기 전까지 먼저 시키지 않는다. 

해보고 싶다고 하면 고민하지 않고 경험하게 해준다. 

지금껏 배우고 경험했던 모든 것들이 모두 본인들이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스스로 선택하게 하고 책임도 지게 한다. 

중간에 어려움이 생겨서 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꺼내면 그만두게 한다. 

대신, 다시는 안 시킨다.(좀 강하죠^^)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은 중간중간 고비가 있어도 몇 번을 고민해보고 이야기를 꺼낸다. 피아노와 미술을 6~7년 정도 꾸준히 할 수 있는 비결도 선택과 책임이다. 


조금만 어려우면 피하고 싶어하는 건 어린아이나 어른이나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 경험상으로도 피아노가 매일 즐겁지는 않았다. 초급과정에서는 진도도 잘 나가고 악보도 어렵지 않아서 즐겁게 다녔던 경험이 있었는데, 중, 고급으로 가면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부터 피아노를 그만두어야 할 수십 가지 이유를 만들고 있었다. 하게 해달라고 조를 때는 해야 하는 이유 수십 가지를 말하더니 고비 앞에서는 그만둬야 하는 이유만 찾고 있었다. 고비를 넘긴 친구는 지금도 피아노를 즐기는 어른이 되었다. 그때 몇 년만 더 참고 이어갔어도 성인이 되어서 다시 초급부터 시작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어쨌든 이 또한 나의 선택의 결과이다. 어렵게 시켜주셨으면 열심히 했어야 하는데 그때의 기억은 늘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 가지 일을 꾸준히 지속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어려움과 고통을 참을 수 있는 인내가 필요하다. 잘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참아낼 고통도 많다는 의미일 것이다. 성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다. 어떤 분야에 고수가 된 사람들은 그만큼의 노력과 인내가 따른 결과일 테다. 하고 싶은 일만 쉽게 해서 이루어낸 결과는 아닐 것이다. 

기회와 운은 노력한 사람에게 자주 모습을 나타낸다. 꾸준히 지속한 그 끝에 기회와 운이 마중 나와 있다.      

억지로 시키면 반드시 탈이 난다. 맛있는 음식도 억지로 먹으면 꼭 배탈이 나는 것처럼 무엇이든 하고 싶다는 의지가 있을 때 시키려 한다. 지능보다 무서운 건 의지다. 공부든 무엇이든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반은 성공이다. 그 다음은 끝까지 할 수 있는 힘, 지속하는 힘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고 싶은 목적, 목표가 뚜렷해야 할 것이다. 

억지로가 아닌 자신의 의지로 무언가를 해나가고 그 속에서 자신의 꿈을 잘 펼쳐나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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