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도슨트 네번째 이야기
기업은 사람을 줄이면서도, 일을 외주화하지 않는다.
기계가 대신하기 때문이다.
이제 인간은 거대한 톱니바퀴의 일부가 아니라,
기계 곁에서 스스로의 쓸모를 의심하는 존재가 되었다.
인류는 200년 동안 중량문명의 혜택을 누렸다.
분업과 대량생산, 거대한 공장과 회의실이 세상을 이끌었다.
거대함은 느렸다.
결정은 늦었고, 혁신은 묻혔다.
그 느림이 문명을 단단히 묶고 있던 밧줄이었지만,
이제 그 밧줄은 낡은 사슬이 되었다.
새로운 시대는 가벼움을 요구한다.
속도에 반응하고, 변화에 몸을 맡길 줄 아는 가벼움.
이제 무겁게 쌓아올린 것은 무너지고,
가볍게 흩날리는 것들이 오히려 중심이 된다.
이것이 작가, 송길영이 말한 경량문명의 도래다.
AI는 더 이상 상상의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손과 머리를 증강시키는 두 번째 지능이다.
인간은 더 이상 거대한 조직에 속하지 않아도 된다.
필요할 때 모이고, 필요가 끝나면 흩어진다.
무거운 협력은 사라지고,
가벼운 연결만이 새로운 생산의 원동력이 된다.
나 또한 이 변화를 두려움보다 숙명으로 본다.
거대함의 시대가 저물어가는 광경은
하나의 문명이 스스로의 무게에 짓눌려 사라지는 모습과 닮았다.
하지만 모든 종말은 새로운 질서의 탄생을 품는다.
무너짐은 언제나 다음 걸음의 신호다.
크기가 아니라 민첩함이,
경험이 아니라 감응력이
새로운 생존의 조건이 된다.
새로운 시대의 인간은 깃털처럼 움직일 것이다.
필요할 때 함께하고, 다할 때 흩어지며,
인공의 지능과 자연의 감정을 섞어
다시 인간다움을 재조립할 것이다.
가볍되 허투르지 않고, 빠르되 비정하지 않은 세상.
가볍게 나누는 지식과 마음이 세상을 움직이게 될 것이다.
ㄱ;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