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수업은 종료된 상태였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어
더 이상 나의 수업을 듣지 못한다.
학생은 일본어학과로 진로를 정했다며 일본어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꺼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공부 이야기가 이어졌고, 수업이 종료된 이후에도 책을 들고 학원에 잠깐씩 들르기 시작했다. 정식 수업을 받는 것도 아니었고, 따로 시간을 정한 것도 아니었다. 그냥 잠깐 앉아 교재를 보다가, 궁금한 게 생기면 물어보고 가는 정도였다. 그렇게 한 달쯤이 지났다.
그 학생이 갑자기 물는다.
“선생님, 그런데 저...이렇게 와도 되는 거예요?”
이제는 수강생도 아니고, 돈도 내지 않는데, 학원에 와서 공부해도 되는 건지 묻는 질문이었다.
괜찮다고 답하자, 학생은 엄마 이야기를 꺼냈다. 엄마가 눈치를 주신다는 것이다.
부모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학원이라는 곳은 기본적으로 수강료를 내고 이용하는 공간이니까.
학생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금 수업을 하는 사람은 누구야?”
“선생님이요.”
“그럼 듣는 사람은?”
“저요.”
그리고 덧붙였다.
“그런데 왜 엄마 눈치를 봐. 내가 너에게 눈치를 주는 것도 아닌데.”
이어, 나는 배우겠다고 찾아오는 사람을 내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우리는 사교육 안에 있다. 돈으로 맺어진 관계이고, 수강료가 기준이 되는 구조다. 그 현실을 모른 척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배움 앞에서만큼은 돈이 먼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하고 싶어서 책을 들고 오는 아이에게,
이제는 수강생이 아니라는 이유로 선을 긋는 일이
과연 옳은 일인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다.
사교육의 한가운데에 있으면서도,
그래도 배움 쪽에 조금 더 마음을 두고 싶다고 느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