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두 살, 퇴사를 결심했다.

by 유리

'내가 회사를 다시 들어갈 수 있을까?'

39살 구직을 할 때

내 머릿속은 이 생각으로 가득 찼다.


코로나가 막 터진 직후라 마음이 더 초조했다.


결국 취업에 성공했지만,

입사한 다음날 잘못된 선택인걸 알았다.


그런데 다녔다.


다른 대안이 없었고,

다른 회사를 간다 해도

내가 느끼는 감정은 비슷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땐 지쳤고, 매달 꽂히는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3년 9개월이 흘렀다.


형편이 나아졌지만

회사를 다니는 내내 불평, 불만이 늘었다.


'일 처리를 왜 이렇게 하나요?'

'이걸 제가 왜 해야 하나요?'

'이건 가설 자체가 문제가 있는데요'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될 것을..


나에겐 회사가 쉬었다.

그리고 내가 일을 잘한다는 착각 속에 살았다.

그러니, 하루하루가 얼마나 불평불만에 싸였을까.


상사가 하라고 하면, 찍 소리 없이 하면 되는데

나는 늘 'why'에 대한 이유를 따져 물었고,

납득이 되지 않으면 하는 시늉만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상사도 엄청 고생을 하셨겠다)


이런 일이 매일, 매주 반복되니

'이건 아닌데...'

마음 한편에서는 이런 생각이 꾸물꾸물 올라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회사가 이상한 곳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문제는 나한테 있었다.

내가 선택한 곳이고 내가 선택한 일이다.


싫으면 내가 그만 두면 된다.

분명 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안정이 주는 달콤함을 버릴 수 없어서

이 나이에 내가 어딜가야지 하는 생각에

'여긴 참 이상한 곳이라며' 회사 욕을 하며 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이게 앞으로 내가 원하는 삶인가?

마흔두 살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반 평생

알지도 못하는 세상을 살아내기 위해

힘겹게 살아냈다면


남은 인생은

내 의지대로 재미있게 살아야 하는 거 아닐까?

그렇지 못한다면 내가 왜 굳이 살아야 하지?


그럼 내가 여기서 일하고 있는 게 맞을까?


그렇게 난 퇴사를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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