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햄스테드를 보고
햄스테드, 영국 Hamstead 동네의 이야기다. 여주인공 에밀리 역의 다이안 키튼이 46년 생이라니 세상에나! 75세 우리 엄마보다 두 살 어리다. 73세의 나이가 믿기지 않는 몸매에 얼굴.. 60대 정도를 예상했는데.. 역시 여자 나이는 가꾸기 나름 인가보다. 아무튼 남편이 죽은 지 일 년이 된 에밀리는 남편이 죽은 후에야 다른 여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하며 지낸다. 거기다 온갖 빚더미, 독촉고지서에 파산지경이다. 그러다 우연히 만난 도널드라는 남자가 법적 허가가 나지 않은 집에서 살고 있는 홈리스(Homeless)이며 쫓겨날 지경에 처한 걸 알게 되어 함께 도와줘 오두막집에서 쫓겨나지 않고 살게 된다는 이야기다.
영국에도 집이 없어서 남의 폐가나 숲 속 무허가 오두막집 또는 배에서 지내는 사람이 많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남자 주인공 도널드도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불후한 어린 시절을 보내다 만난 여인이 암에 걸려 죽자 세상을 등지고 혼자 숲 속 오두막집에 산지 19년 차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작품 월든처럼 고립된 자연 속에서 사는 사람이 실제로 많은가 보다. 우리나라 TV에도 종종 이런저런 사연으로 세상을 떠나 자연 속에서 은둔자처럼 사는 사람들이 나오지만 영국 법에는 12년 이상 체류한 증거가 있으면 법적으로 개인 터전을 보장해주는 법이 있나 보다.
우리나라에서는 무허가 쪽방촌 난민들이 재개발에 쫓겨나는 뉴스가 가끔씩 나오는데 영국 같은 법이 있는지 궁금해졌다. 찾아보니 2011년 홈리스법 제정을 위한 청원서를 제출했다는 내용은 있지만 실제 법안은 통과되지 못한 것 같다. 역시 복지에 있어 영국이 앞서 있는 건가?? 솔직히 노숙자들까지 국가가 보호해야 한다는 복지 수준은 아직 미치지 못한 게 우리 실정 같다. 노숙자를 위한 무료 급식 정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걸로 알고 있지만 나 역시 내 살기 바빠서 그런 세부적인 내용을 신경 쓰지 못하고 살아온 게 사실이다.
아무튼 영화를 보며 느낀 건 타인의 입장보다는 내 입장에서 여주인공처럼 도시를 떠나 시골 오두막 같은 곳에서 조용히 살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자연을 벗하며 시골생활을 하고자 귀농, 귀향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 또한 쉽지만은 않으리라 예상된다. 하지만 도시에서 아등바등 사는 삶을 내려놓으면 좀 여유 있는 지방생활이 가능하다는 유 경험자의 말이 솔깃한 건 사실이다. 시골 생활을 동경하는 아들과 함께 서울을 떠나 새로운 곳에서 생활을 꿈꾸는 내게 은둔형의 고립된 자연생활보다는 현실적인 대안을 구상하게 해주는 영화였다. 마음은 벌써 떠나고 싶지만 올여름 시골집 일주일 살기 도전을 해보려 마음먹었다. 일단 한번 도전?? 살아보고 얘기하는 걸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