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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ny Jun 16. 2018

목적 있는 삶?

난쟁이 피터를 읽고

세계적인 대중 연설가이자 자기계발 전문가인 호아킴 데 포사다의 대표작 마시멜로 이야기, 바보 빅터에 이은 난쟁이 피터는 사람이 살면서 가장 필요한 인생의 목적에 대한 이야기이다. 4년 전 15살 큰아들에게 생일 선물과 함께 주었던 책이 문뜩 눈에 띄어 잠도 오지 않는 밤에 가뿐히 읽었다. 태어날 때부터 남보다 작은 체구가 커서도 크지 않아 늘 놀림감이었던 피터는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늘 난쟁이라고 놀림감이 되었다. 피터의 엄마 신시아가 아무리 노력해도 피터의 성격은 점점 비뚤어져 자신이 상처를 입기 전에 다른 사람에게 먼저 상처를 주는 방어수단을 피고 마음에 안 들면 울며불며 화를 내고 물건을 집어던지는 등 전형적인 분노조절 장애 행동을 했다.  


피터의 엄마는 의사 말대로 책을 읽고 공부하며 마음의 키를 키우는 게 먼저라고 피터를 응원하며 힘썼지만 아버지 벤자민은 일찌감치 피터를 포기한다. 다니던 고등학교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난 크리스틴 선생님과의 만남으로 책에 대한 관심을 조금씩 갖게 되는데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레 엄마 신시아가 사고로 죽게 된다. 피터는 장례식장을 나와 하염없이 걷다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전망대에 오르게 된다. 그곳에서 별을 보며 엄마가 들려줬던 이야기를 떠올리게 된다.


“ 피터, 옛날 사람들은 길을 잃으면 밤하늘의 별을 보고 길을 찾았단다. 길이 보이지 않는 외로운 사막에서도 파도가 무섭게 몰아치는 망망대해에서도 별빛에 의지해 방향을 잡고 두려움을 이겨냈대. 그래서 별빛은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고 누군가 에게는 꿈이 되고 사랑이 되는 거야. 피터, 살다 보면 정말 정말 힘들 때가 있을 거야. 이 엄마조차 도움을 줄 수 없을 때.. 그때는 별을 한번 쳐다봐. 나의 목적이 뭔가를 생각하고 방향을 확인하는 거지. 그런 다음에는 다시 씩씩하게 걸어가는 거야.”


피터가 엄마에게 멋진 피터, 자이언트 피터가 되겠다고 약속하지만 처음은 힘들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 벤자민은 알코올 중독으로 요양원에 들어가고 피터는 혼자 남게 돼 결국 집을 나와 노숙자 신세가 되어 돌아다니게 된다. 자신에게 닥친 현실이 절망스럽고 세상 모두가 자신을 벼랑으로 떠미는 것 같았다. 결국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취직을 하려 하지만 그 또한 쉽지 않다. 우연히 노숙자들을 위한 급식소에 갔다가 크리스틴 선생님과 재회를 하게 되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미셀을 만나게 된다. 우연히 택시운전사로 취직을 하게 되어 낮에는 운전을 하고 밤에는 노숙자 쉼터에서 공부를 하며 고졸학력인증시험을 보게 되는데 미셀이 쪽지를 하나 건네준다. 워싱턴 포스트지가 선정한 위대한 인물, 칭기즈칸이 남긴 말이었다.


집안이 나쁘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아홉 살 때 아버지를 잃고 마을에서 쫓겨났다.
가난하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들쥐를 잡아먹으며 연명했고,
목숨을 건 전쟁이 내 직업이고 일이었다.
작은 나라에서 태어났다고 말하지 말라.
그림자 말고는 친구도 없고 병사로만 10만,
백성은 어린애 노인까지 합쳐 200만도 되지 않았다.
배운 게 없고 힘이 없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내 이름도 쓸 줄 몰랐으나  
남의 말에 귀 기울이면서 현명해지는 법을 배웠다.
너무 막막하다고 그래서 포기해야겠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목에 칼을 쓰고도 탈출했고,
뺨에 화살을 맞고 죽었다 살아나기도 했다.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었다.
나는 내게 거추장스러운 것은 깡그리 쓸어버렸다.


고졸학력인증 시험에 합격한 피터에게 미셀이 선물한 책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를 읽다가 이런 글을 읽게 된다.


모든 사람은 행복을 원한다. 행복한 삶을 꿈꾸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원하던 데로 행복한 삶을 살고 어떤 사람은 바라던 행복을 얻지 못한 채 불행한 삶을 산다. 왜 그럴까? 왜 어떤 사람은 자신이 바라고 꿈꾸고 원하던 것을 얻고, 어떤 사람은 얻지 못하는 것 일까? 전자는 스스로 세운 구체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고 후자는 아무런 목적 없이 그저 하루하루를 보내기 때문이다. 보다 가치 있고 의미 있는, 흔히 말하는 성공한 삶을 살아가려면 높은 차원의 구체적인 목적을 추구해야만 한다. 행복은 그 구체적인 목적을 실천하는 데서 온다. 그 실천이란 다른 사람의 삶을 사랑하고 그들이 행복해지도록 적극적으로 돕는 행위를 뜻한다.  성공할만한 사람이 성공하게 되고 행복할 만한 사람이 행복하게 되는 것. 이것이 인생의 법칙이다.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던 피터는 우연히 택시에 탄 저자를 만나게 되고 궁금한 걸 이메일로 보내보라는 말을 듣고 메일을 보냈다가 그 손님이 책의 저자였다는 걸 알게 된다. 단순히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고 살던 피터가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며 어렸을 때부터 자신만 불행하다고 느꼈고 어른이 되어 돈을 많이 벌고자 아등바등하며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늘 남들의 시선만 생각하고 살아온 피터에게 저자는 다음과 같은 답을 준다.


내가 보기에 피터 씨는 작은 목표만 있지 인생 전체를 이끌어 가는 목적이 없는 듯해요. 목표와 목적은 분명히 다릅니다. 그래서 내가 단순한 목표가 아니라 구체적인 목적을 추구하면서 살라고 썼던 것입니다. 삶의 빈 공간을 꽉 채울 수 있는 것, 인생의 의미를 풍족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은 분명한 목적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살아가는 길 뿐입니다. 추상적으로 들리겠지만 사랑, 정의, 평화 같은 차원의 높은 것들 말이죠. 나만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한 삶은 늘 공허하지만 진정한 인생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삶은 늘 기쁨으로 충만합니다…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행복해지도록  도와야 합니다 남들이 행복해지도록  돕는 건 그를 사랑한다는 것과 같은 뜻이지요. 이것이 궁극적인 행복이랍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이루고자 하는 어떤 목표가 있다면 그가 그걸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줘야만 해요. 인류의 수많은 스승과 현자가 찾아 헤매고 발견해낸 행복의 지름길이 바로 여기에 있어요.


이렇게 인생을 바꾸는 목적의 힘을 알게 된 피터가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 입학 자격시험에 합격해 아버지 벤저민을 찾아가지만 여전히 요양소에서 분노로 소리치는 아버지에게 목적이 있는 삶을 살기를 기도하며 돌아온다. 그러다 우연히 뉴욕 911 테러 현장에서 부상자를 구조하게 되고 작은 영웅이라 칭송받으며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런 얘기를 한다.


우리가 사는 인생이라는 택시는 늘 생과 사의 교차로에서 정차 중입니다. 언제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지 아무도 알 수가 없습니다. 산다는 것과 죽는다는 것은 백지 한 장 차이에 불과합니다. 삶의 곁에는 늘 죽음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침마다 서로에게 ‘굿 럭!’이라고 인사를 건넵니다… 세상에 태어나 남에게 해악만 끼치다 가는 사람이 있고 해를 끼치지는 않지만 자기 자신밖에 모른 채 살다가 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돌보고 이롭게 하는 삶을 살다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중에서 많은 사람이 하는 일, 그것이 바로 인간이 존재하는 목적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결국 택시운전을 하며 영웅이 된 피터는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하버드 로스쿨에 들어가게 된다. 로스쿨 졸업 후 택시운전사들을 대변하는 무료 법률 사무소 변호사로 일하며 봉사활동을 하고 노숙자들을 위한 학교를 운영하기에 이른다. 고교 후배들에게 연설을 하게 된 피터는 이렇게 말한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피터는 난쟁이에 얼굴도 못생긴 소년이었습니다. 심지어 분노조절장애를 앓는 환자였습니다.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자였죠. 친구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당연히 꿈도, 희망도, 미래도 없었습니다. 그저 하루하루 아무런 의미도 없는 삶을 살 뿐이었습니다. 그런 저를 바꾼 건 한마디로 ‘목적의 힘’이었습니다. 그 힘은 나를 뒤집어 우리를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가난은 참 많은 면에서 사람을 힘들게 하지만 인생을 좌우할 만한 결정적인 변수는 결정적인 변수는 되지 못합니다. 신체적 결함 또는 부모님의 갑작스러운 죽음이나 시련 같은 불가항력적인 고난 역시 우리 삶을 멈추게 하 정도로 중요한 요인은 되지 못합니다. 하지만 목적이 없다면 삶은 확실하게 엉망이 됩니다. 반대로 삶의 목적을 분명히 세우고 땀 흘려 노력하면 누구나 자기 삶을 빛나게 가꿀 수 있습니다.


오늘 밤 나도 어떻게 목적 있는 삶을 살지 생각해 봐야겠다. 아들에게만 책을 선물한답시고 숙제를 던져놓고 정작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지난 시간을 보낸 건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목적 있는 삶? 남을 행복하게 하는 삶? 한 가지 목적은 확실하네. 두 아들을 잘 키워 행복하게 살게 하기! 다음 단계는 이제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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