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100일의 기록 99

by 포근한 바람

그러니까, 그게. 그럴 줄을 몰랐어서.

설마 그날 그가 그렇게 떠날 줄 아무도 몰랐어서

눈을 뜬, 의사소통이 가능한 그의 마지막 얼굴을 본 이가 내가 될 줄도,

그 내가 그에게 살 것인지 삶을 놓아버릴 것인지 물은 자가 되어버릴 줄도

정말, 몰랐어서.

그때 그 시간, 그 새벽, 그 아침, 그때 나의 질문, 그의 응답, 그 답을 의사와 가족들에게 전하던 나, 그 장면들이 불쑥불쑥, 문득문득, 휘릭휘릭 떠올랐다 사라지곤 한다.

그 때 거기서 그 역할을 한 자가 나였던 게 어쩌면 다행인가

다른 어느 가족보다 그와의 거리가 일정했어서, 그나마, 괜찮은 건가.

떠오르는 장면을 흘리듯이 두며, 다시 살피며, 그 응급한 상황에서 받은 질문과 그 질문을 찬찬히 그에게 전하던 나와, 확고히 자신의 의사를 고갯짓으로 표하던 그와, 그의 결정에 아무도 토를 달지 않고 받아들인 가족과, 그리고, 그래도 사실은 모두가 다 그가 살리라고 여겼던 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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