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입원실, 암병동, 중환자실, 그리고.
한 달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그는 같은 병원의 여러 곳을, 침대 위에 누운 채 옮겨 다녔다. 단지 열이 날 뿐이었다가, 참을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다가, 암일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가, 혈액암이라는 진단을 받고서 이제 항암치료에 들어간다던 그 날 그는 항생제와 해열제와 진통제만으로 견디던 고통에서 벗어났다.
이따금 생각하곤 한다. 그는 정말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상태가 좋아져 중환자실에서 나오자마자 밝은 목소리로
“이제 살 것 같다, 다 나을 것 같다.”
말하던 그 맘으로 실은 계속 살고 싶었을까.
1인실로 옮기고 얼마 안 되어 시간이 갈수록 중환자실로 들어가기 직전 상태로 서서히 나빠져 신음을 하면서도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물으면 고개를 젓던, 간호사들이 친절하고 잘 해주었다면서도 다시 중환자실로 들어가게 될까 두려워하던 그 맘으로 그는 더 이상 살 수 없겠다 생각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