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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 Apr 02. 2020

결혼반지, 꼭 필요한가?

결혼반지 없이 1년 살아본 후 깨달은 것들

300 만원, 누군가의 1달 월급이다. 서로의 지문이 새겨진 "세상에 단 하나뿐이 반지"라는 말에 홀려, 보다 비싼 반지를 택했다. 당시 나는 약혼을 안 해서 다이아반지도 필요 없다고 느꼈고, 다른 예물은 과감히 생략했다는 사실이 나름 자랑스러웠다. 한국 결혼식의 비합리적인 허례허식들을 나름 최대한 생략한 상태로 검소히 결혼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혼한 지 3개월도 안되어서 오키나와 스노클링 중,  내 결혼반지는 파도에 휩쓸려 바다 안으로 영원히 사라졌다. 

결혼반지가 없어지니 비로소 300만 원짜리 결혼반지가 얼마나 불필요한 사치였음을 깨달았다. 

26살, 결혼반지 없이 지낸 1년의 신혼생활은 기대 이상으로 행복했고, 나는 감사하다.

외국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결혼한 부부는 "wedding band"를 당연히 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서로의 약속을 매 순간 기억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결혼하였음을 알리는 소중한 증표라고 여겨왔다. 

하지만 반지를 잃고 나서 깨달았다. 부부 사이에서 "믿음"과 "사랑" 에는 금반지가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오히려 반지 없이 지내게 되면서 더욱 자유로워졌다.

결혼반지를 꼈다면 전화번호를 따일 일은 없었겠지만, 이 과정에서 오히려 서로를 향한 믿음이 더욱 확인되었다. 또한, 자랑스럽게 결혼하였다는 사실을 밝히고 싶은 타이밍에 내가 주도적으로 공개하면서 친해지고 싶은 사람들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한국인은 워낙 결혼반지를 안 끼고 다녀서 어차피 큰 차이를 못 느끼는 부분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개인적으로 나는  한국 커플에게는 100만 원 미만의 결혼반지를 추천한다. (정말 개인 적인 의견이다) 

물론, 개인의 선택이겠지만, 결혼반지의 가치는 부부가 정하는 것이고, 부부의 사랑이 얼마나 결혼반지의 가격에 따라 결정되느냐도 분명히 부부가 함께 정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약혼을 하지 않았으면 다이아반지는 굳이 필요 없다고 생각된다. 아이가 생기면 다이아 반지는 무기가 되고, 당연히 끼고 다니지 못한다. 패션 아이템으로 일 캐럿짜리 다이아를 원하거나, 몇 년간 약혼을 하지 않는 이상, 결혼반지 (웨딩 밴드) 외 추가적으로 다이아반지가 부부 생활에 굳이 필요한지는 정말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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