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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떠나야 지구를 본다

공부는 학교에서

by 양M


봉팸하우스를 떠나는 세봉에게.


오는 3월 유학을 준비하느라 분주하구나. 책꽂이 책들과 책상 정리하다 힘들었니? 방바닥에 누워 자는 걸 아빠는 보았다. 그렇게 자다가 일어나서 "담 걸렸다!"고 아파하는 네 모습을 마냥 귀엽게 볼 수는 없는 시기다.


스스로가 한 일에 책임을 져야하는 나이가 됐다. 아빠도 어쩔 수 없다.


한 학년에 50명, 25명씩 두 학급이다. 전교생이 가족처럼 지낸다는 얘기는 달리 얘기하면 첫시험 성적이 졸업까지 간다는 얘기도 될 수 있다.


화장하고 춤추고 노래하길 참 좋아하는 너란 걸 안다. 공부만 해야는 학교로 진학하는 일이 너에게는 일종의 도전이라는 것도 물론 알고 있다. 살아가면서 알테지만 삶이 도전이다. 도전해야 발전한다.


2년 전, 오빠 심정을 이제 네가 조금은 이해할 듯 싶구나. 그렇다면 지금 오빠가 얼마나 보람차게 자존감 뿜뿜하며 학교생활하고 있는지도 알 것이다.


기숙형 학교 생활에 적응하기란 기본적으로 자기주도적 공부 습관이 몸에 늘 배어 있어야 한다.


다른 친구들과 경쟁한다고 생각하면 피곤한 일이 공부다. 스스로 배우며 만족하는 게 공부다.


세봉이가 오륙도중 진학하며 에듀 플러스 다녔던 기억을 할꺼라 생각한다. 어쩌면 다 잊었을 수도 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흑역사인지도 모를 일이라 조심스럽기는 하다.


네가 YM EDU LAB 제1호 연구생으로 등록하여 누렸던 자유는 못 잊을 것이다. 방과 후 학원 다니느라 정신없던 네 친구들보다 내신성적을 더 잘 받았던 게 사실이니까. 아빠가 심어준 '자기효능감' 고교 3년간 맘껏 누리길..


#y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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