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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서 날개가 돋다

아내의 마음을 타고 날아요

by 양M


아내의 유화 작품 <Freedom>이다. 작업 기간 총 5개월. 남편이 정년퇴직 후에 취업은 안하고 무슨 뚱딴지같은 연구실 소리만 자꾸 해대니까 그 연구실에 걸어 놓으라고 색칠했다. 캔버스 유화 색칠하기 제품, '아이 러브 페인팅' 한 작품을 구입한 것이다. 제목에 담긴 의미가 묵직하다.


썰물로 드러난 갯벌 끝자락에는 잔잔한 파도가 걸쳐있다. 저멀리 수평선에는 눈부신 해가 솟아 오르는 타이밍이다. 캔버스 구성의 하일라이트는 두 공간 사이를 나는 갈매기 4마리다. 아내는 갈매기를 4인 가족으로 의인화 한다.


그 마음써줌이 참 고맙다. "당신 하고 싶은거 해요.." 그런다.


YM EDU LAB 벽면에는 아무것도 걸려있지 않다.


백지 스케치북 같다. 거기다가 아내가 휴직 기간 내내 작업한 <Freedom>을 제일 먼저 걸었다.


평생을 소녀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사는 여성이다. 결혼한 이후 20년간도 자신의 정체성을 늘 지키며 살고 있다. 현모양처 스타일.


아내 그림 속에 날고 있는 네 마리 갈매기들을 바라본다.


맨 앞에서 나는 새의 힘찬 날개짓이 만들어 내는 기류가 뒤따르는 다른 새들의 비행을 돕는다는 얘기를 알고 있다.


이번 생에서 서로 의지하며 사는 게 부부의 인연 아닌가. 더 힘차게 날아 오를 것이다. 은혜의 바람이 불어 온다.@



#당신의향기가가득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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