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절에
《뜻으로 본 한국역사》 함석헌, 한길사, 2017년
2003년에 제1판 제1쇄를 찍은 책이다. 28쇄를 구입해 읽었다. 공공 도서관에서 읽다가 제자리에 꽂아 넣었다. 대출할 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최초 발행일이 1950년 이라고 한다. 함 선생도 모르는 책자가 출판이 되서 돌아 다닌 적도 있었을 정도다. 원고가 인기 있었던 모양이다.
처음엔 '성서적 입장에서 본 조선역사'라는 제목으로 잡지『성서조선』에 실렸던 글이다. 1934년 2월부터 1935년 12월까지 연재되었다. 함 선생이 1933년 12월 31일부터 1934년 1월 4일까지 우리 역사에 대해 강연한 내용을 옮겼다. 저자는 1901년 생이다. 예수처럼 33세 나이에 그가 한국 땅에다가 풀어 놓았던 세계관이었다.
저자는 65세 때 넷째 판에 붙이는 서문을 썼다. 세계관에 변화가 있었다. 기독교 신자에서 무교회주의자로, 퀘이커 교도로 바뀌어 있었다. 함 선생은 '성경이 역사의 근본을 하나님께 구한다.'고 깨닫는다. '역사는 뜻에서 나왔다.'로 적용했다.
한반도 근현대사의 모진 굴곡을 살아온 의미를 찾아냈다. 인류애적 차원에서 동포들에게 전한 뜻이었다.
오미크론이 대확산 하고 있다. 이번에 코로나 재택치료차 자가격리를 10일 했다. 땀 흘리며 앓아 누웠던 3일간을 제외하면 책과 함께 했기에 지낼 수가 있었다. 평소에도 '오늘'에는 뜻이 있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런 나였기에 한국역사를 뜻으로 조망했던 저자의 시각은 격한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실천적 사상가로 살다 가신 함 선생이다.
저자는 1989년에 소천했다. 내가 초등학교 5학년때다. 사후 33년이 지난 오늘도 행동했던 지식인이자 신자로서 지금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에게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한국 사람들의 특징이 '국민적 영웅을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필자는 함석헌 선생을 감히 '위대한 한국인'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 신앙의 선배로 본다.
이 책에서 다루어진 한국역사는 4.19.와 5.16.까지다. 그 이후의 한국 현대사 속에서도 하나님의 뜻을 찾는 노력은 계속되야만 한다. 20대 대선이 한달여도 채 남지 않았다. 전 지구적 갈보나 하수구 같은 이 땅의 역사라 해도 좋다. 전 세계에서 유일한 민족 분단국가라는 현실이 쓰라리다.
판단하지 않겠다. 하나님 역사라는 것만은 확실하니까.@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