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글로만

다시, 게으름

by 양M
"청소년의 방황은 때론 아름답다지만 중년의 방황은 대체로 추하다. 저 때는 혼자 방황하지만, 그때는 가족들까지 길 잃게 한다."《다시, 게으름》김남준, 생명의 말씀사, 2021. p66


누군가 내 뒤통수를 강하게 후려친 기분이다.


하루를 시간단위로 쪼개가며 쓰던 현역 시절에도 김남준 목사가 쓴《게으름》을 읽었다. 참회의 기도를 눈물로 올렸었다. 저자가 새롭게 쓴《다시, 게으름》을 퇴역해서 읽는다. 하루를 크게 오전 오후로 나눈다. 일을 한가지씩만 한다. 시간을 충분하게 누린다. 잘근잘근 씹으며 음미한다.




세계의 질서란 국가들간의 외교적 약속과 국제법이다. 한 나라의 질서도 법률과 사회적 합의 등으로 유지해 간다. 지역사회와 가정 그리고 개인으로 그 범위를 좁혀갈 수록 우리는 엄연히 존재하는 우주만물의 질서를 깨닫는다. 그 질서를 쫒아 살아가기를 힘쓰는 사람에게 게으름은 없다.


일을 덥썩덥썩 물어 삼키곤 했었다. 동시다발적인 여러 일들을 처리했다. 집에도 못들어 갈 정도로 그리 바쁘게 살았다.


돌이켜보니 그 시절만큼 게으르게 산 적이 없다.

지금은 설정해 놓은 알람 말고 종일 핸드폰이 조용하다. 그런데도 하루는 분주히 흐른다. 우주의 질서대로 산다.


"자유는 소중하다. 그것 없인 사람답게 살 수 없다. 그런데 자유를 누리려면 자율(自律)할 줄 알아야 한다. 그건 스스로를 질서에 맞게 규율하는 거다. 그 안에서 자유를 누린다." p83.


라틴어 '카르페 디엠'을ᆢ 일상으로 살고 있음에 자부심을 느낀다. 그날(오늘)을 꼬옥 붙든다.


저자는 비유한다. 게으름에 특효약 세가지 말이다. 가난, 고통, 책망이다. 어느 것 하나도 쉽게 삼키기 어려운 쓴 약이다.


내가 걸어온 길에서 '가난'과 '고통'을 복용했다고 말 한다면, 그건 정말 그 둘다 마셔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온몸에 남은.. '책망'의 채찍 자국을 그나마 위안 삼는다.@


#서평 #세계평화보다니가족을지켜라 #나같은죄인살리신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90년생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