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바뀌었나?
글 이영민 대표 (글로벌HR, 와이엠컨설팅 대표)
ymconsulting@naver.com
요즘 사업에 관심이 있는 10년이상 기업에 재직중인 친구, 동생, 형들이 거의 매주 찾아오거나 전화를 해서 사업에 대해 물어본다.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직원이 몇명이야?" 그리고 "얼마 벌어?"이다. 회사 다닐때와 사업하면서 뭐가 가장 크게 달라졌는가? 3년동안 사업하면서 얻은 것들을 4가지만 정리해보았다.
회사 다닐땐 상사나 대표에게 인정받기 위해 쏟았던 열정과 시간들을 나를 위해 쏟을 수 있다. 작년 8월 수술하기 전까지는 직장 다닐때보다 더 많은 일을 했지만 이제는 되도록 늦게까지 일하지 않으려 노력중이다. 사실 체력이 받쳐주질 못한다. 이런 조절도 회사에서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스스로 시간을 통제하면서 보다 더 깊이 생각할 시간이 가질 수 있고 생각하며 인생을 살게 된다. 사업과 회사에 대한 미래 그림을 직접(중요) 그리며 나아간다. 회사 승진과 급여를 다른 사람이 정하지 않고 공정하지 않은 인사 평가에 반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쓸데없는 감정적 시간 낭비가 덜 하다. 또한 시간이 나면 언제든지 가족과 시간을 더 많이 보낼 수 있다. 인생의 가장 소중한 가치인 시간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대표라는 직책으로 만나는 대상이 바뀐다. 고객사 그룹 회장, 대표이사, 창업가분들을 주로 알게 된다. 직장인이었다면 얼굴 한번 볼 수 있었을까? 직장인과의 만남은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된다. 회사 내 동료, 상사, 고객에 국한되었던 인맥이 전방위적으로 확장되고 팽창한다. 고민의 주제가 다르기 때문이다. 직장생활을 할 때에는 주 고민의 주제가 승진, 경력, 이직, 급여, 은퇴 후 삶, 구조조정 등이었다면 회사, 경영, 사업, 성장, 직원관리, 비전, 고객으로 고민과 대화의 주제가 바뀐다. 이전에 모르던 부류의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사업을 통해 배우는 것은 누군가의 지시를 받아서 하는 일과는 큰 차이가 있다. 협상, 사내/외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신사업 개발, 고객발굴, 비용관리, 사업기획, 직원관리, 비전제시 등 전방위적으로 배우고 성장한다. 대표니까 당연히 책임지는 것도 배운다. 비용, 꼭 필요한 곳에만 돈을 쓴다. 낭비란 있을 수 없다. 창업가와 월급CEO는 여러면에서 다르다. 월급CEO는 자기 주머니에서 직원 월급을 주지 않는다. 이런 면에서 차이가 있다.
사업이 망하지 않는 한 해고나 퇴직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회사 다니다가 나가면 뭐하지? 30대 말 과장급 이상 직원들의 큰 고민이 해결된다. 이미 회사 밖에 나와있으니 나가서 무엇을 할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솔직히 수입은 대기업 직장생활과 비교해 훨씬 많이 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얼마 버는지 묻는 사람들이 들으면 실망할 수도 있다. 직장생활은 월급 외에도 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많은 비용들을 지원해준다. 반면 사업은 복사를 하더라도 A4용지를 직접 구매해야 한다. 차량 유지비는 커녕 기름을 넣고 직접 운전하며 돌아다녀야 한다. 대기업 월급과 비교해 그것보다 많이 벌 수 있냐는 질문은 이제 그만! 대신 사업을 하는 그 시간동안 우리 회사는 커지고 브랜드와 업력도 쌓이고 성장해 있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가치에 더 비중을 둬야 한다. 돈이 사업에 꼭 필요하지만 돈이 목적이 되는 사업은 금방 지치게 만든다. 무엇인가 가치가 있는 일을 함께하고 있다는 생각이 오늘도 즐겁게 사업하는 Motive가 되고 있다. 이런 여정이 너무나 즐겁고 값지다. 그런 면에서 사업은 오히려 과정이라 생각한다. 과정속에 얻게 되는 값진 경험과 인맥이 더 성장한 나를 만들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