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사이? 친구사이?

by 인생제삼막

올해 팔순이 되신 시어머니가 계신다.

나는 양친이 모두 돌아가셨고 시아버님도 3년전에 가셨기에 이제 내게 남은 유일한 부모님이다.


우리 시어머니는 팔순이시지만 서른정도의 감성과 감각을 지니신 분이다.

그에 반해 굉장히 규범적이기도 하다.


사람을 따뜻하게 대하시지만 또 지나치게 엮이는 것은 싫어하신다.


그런면에서 나와는 아주 잘 맞는다.


한번 통화를 시작하면 1시간은 족히 한다.

이것저것 친구마냥 할 이야기들이 끝을 모르고 나온다.


서로 사정도 잘알고 성향도 잘알고 남편의 흠을 잡아도 흉이 안되고 아들의 자랑을 해도 질투가 없는 사이라 나는 그 어떤 관계보다 편하게 느낀다.


오늘도 전화를 주셨다.

겨울 고구마이야기부터 정치이야기까지 스스럼없고 같은 관점이라 이야기가 척척 진행된다.


우리시어머니는 아들내외가 청주로 이사온 지 15년이 되도록 한 번도 오신적이 없다.


뭘해서 자신의 아들에게 먹이는 지 염탐하시지도 않는다.


누군가가 자신을 간섭하는것도 싫어하시지만 자신도 아들며느리 삶에 간섭을 하지않으신다.


그냥 나를 있는 그대로 믿어주신다.


나는 내가 시어머니가 된다면 꼭 우리시어머니처럼 하고싶다.


사랑도 물질도 넉넉히 주시지만 간섭은 하지않는 분.


그러나 엄격한 자신만의 규범이 있으시고 나역시 같은 성향이라 어머니 눈에 어긋나질 않아서 편한 관계.


이런 고부사이도 복 중에 큰 복이 아닌가 한다.


오래도록 내 곁에 계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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