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나를 돌아봐도 되지?

내 삶의 마지막 구간

by 인생제삼막

남편과 나는 10년있으면 은퇴를 한다.

지난 20년간 치열하게 살아왔고 아직도 현업에 10년이 남았지만

나는 지금부터 10년 후를 준비한다.


집을 줄일거다.

남편은 고향으로 혼자 돌아가라고 할거다.

돌아가서 그 좋아하는 폼롤러를 24시간 실컷 하며 살아가는건 어떻겠냐고 했다.

그것도 좋겠다고 한다.

나는 작은 아파트로 옮길거다.


남편의 퇴직금이나 연금은 손을 대지않을거다.

퇴직후 내남은 삶이 몇년일지는 모르나 최소 퇴직후 20년을 산다해도 전부 내 힘으로 꾸려갈 계획이다.


내게도 작은 금액이지만 연금이 있고 투자중인 자산이 있어서 충분히 꾸려갈 수 있다.


혼자 작은집에 조용히 살면서 가끔 아들을 만나고 내가 즐겨하는 운동을 하고 대화주제가 잘맞는 지인들을 만나고 내가 가진 재능이 쓰이다면 봉사하는 맘으로 해가면서 살고싶다.


남편을 사랑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러나 긴세월 먹여살려준것에 대한 감사와 늙어간다는것에 대한 연민은 있다.

그건 남편도 비슷하리라 본다.


이런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면서 내가 너무 이기적인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는것도 사실이다.


고마움을 느끼면서도 떨어져살 권리는 있다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을때 마음이 그나마 가벼워졌다.


남편과 나는 가치관도 생활습관도 식성도 완전히 다르다.


연애할땐 달라서 끌렸던게 사실이지만

결혼생활은 다른 문제였다.


우리를 이 시간동안 끌고온 힘은 각자의 결정에 대한 책임감이었다.


이제 은퇴를 10년 남긴 이시점에 10년은 더 맞춰주고 더 참고 지내겠지만.

노년에 들어서까지 매일의 조율, 인내, 피로 이런것으로 시간을 다 쓰고싶진 않다.


퇴직을 한 후엔 나 자신으로 살아가고싶은 소망인것이다.


도망치려는것도 아니고 착취하려는것도 아니다.


감사 연민 다름 이런것들을 다 받아들이고도 현실을 인식하고난 후의 결정

그에 맞는 시간을 준비하는것이다.


굳이 거창하게 별거라는 이름을 붙일 필요는 없다고본다.


같이 안산다는게 관계를 버린다는 뜻과 동의어는 아니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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