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것의 나를 세상에 내놓기까지

by 인생제삼막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작가 신청을 했더니, 뜻밖에도 승인이 됐다.

이제 정말 글을 써야 할 차례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나는 ‘예쁘고 곱고 보드라운 글’을 쓸 자신이 없다.

내 삶이 그리 순한 편도 아니었고, 관심사도 마음의 온도보다 돈의 흐름에 더 가까웠기 때문이다.


다른 작가들의 글을 읽어보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문장들이 대부분이다.

그 속에서 나는 조금 위축된다.

내 글에서는 분노나 원망, 그리고 약간의 돈 냄새가 먼저 올라올 것만 같아서다.


처음에는 '그냥 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써보자'고 마음먹었다.

그러다 문득 ‘조금 더 예쁘게 다듬을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가,

금세 ‘그건 내 이야기가 아니지’라는 마음이 따라왔다.


누군가에게 위로를 줘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고 싶다.

억지로 따뜻한 글을 쓰면 그건 내 글이 아니라, 타인의 기대에 맞춘 문장일 뿐이다.

그러면 결국 오래 이어가지 못한다는 걸 나는 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를 내놓았다가

누군가에게 비난을 받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따라온다.

솔직함에는 항상 약간의 눈흘김이 붙기 마련이니까.


그래서 생각했다.

일단 써놓고 저장해두었다가, 며칠 지나 다시 읽어보고 발행을 결정하자고.

그런데 이것 역시 자기검열이 아닐까?

내가 나에게조차 솔직하지 못해지는 순간이 아닐까?


요즘 이 사이에서 마음이 흔들린다.

날것 그대로 세상에 내놓아도 버틸 수 있을까.

아니면 조금 더 단단해질 때까지 숨겨둘까.


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나는 이미, 시작선에 서 있다.

두려움은 시작의 다른 이름이니까.


일단은 나부터 위로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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