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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뭉게구름 Aug 22. 2018

40대에 그림을 시작하며

그러니까 그리지 않고는 못 견디겠다고 하지 않았소. 이 마음은 나 자신도 어쩔 수 없는 거요. 사람이 물에 빠졌을 때 헤엄을 잘 치고 못 치고를  따지고 있겠소? 어떻게 해서든지 물속에서 빠져나와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빠져 죽는 것이 아니오.


'달과 6펜스'의 주인공인 스트릭랜드가 마흔이라는 나이에 안정된 직장과 가정을 버리고 파리의 허름한 호텔에 처박혀 그림을 그리고 있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절규하며 내뱉은 말이다.


스트릭랜드는 정규 미술 교육을 받은 적도 없고, 직업도 주식 중개인으로 거리가 멀다. 나 역시 어렸을 때 미술학원에 가 본적도, 그 흔한 사생대회 상장도 없다. 오히려 미술 시간을 싫어하고 두려워했다. 그러던 내가 40대 중반 와이프의 강압(?)에 못 이겨 미술 워크숍에 등록하고, 4년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 주말마다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지난 4년간 내 그림은 계속 진화해 왔다. 앞으로도 계속 변화해 나갈 것이다.  '나의 그림 이야기' 매거진에 담긴 진화 과정이  나 같이 평소 그림에 관심도 재능도 없다고 생각했던 누군가가 자신의 벽을 깨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어쩌면 내가 그림을 그린다고 떠들고 다닐 수 있는 것은 르네상스의 거장 시대를 지나 화가의 아이디어와 개성을 중시하는 현대미술로 넘어온 덕택인 것 같다. 미술사 관련 여러 자료를 읽으면서 알게된 것들을 함께 담으려고 한다.  

내 연배의 많은 사람들이 제2의 인생을 꿈꾼다. 그렇다고 스트릭랜드처럼 모든 것을 내팽개치고 좋아하는 일을 쫓아갈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나 역시 그렇다. 하지만 앞으로 남은 10년의 직장생활 동안 계속 그림을 그릴 것이다.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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