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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용석 Mar 25. 2017

드라마 도깨비와 성경

성경을 어떻게 읽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

1. 드라마 도깨비의 '하이라이트'는 어떤 장면일까?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세계 시민들의 마음이 도깨비의 코트와 목폴라에 들썩였다.  남자인 내가 봐도 너무나 멋있는 공유의 모습에 얼마나 수많은 여심이 두근거렸을까?  드라마 도깨비의 하이라이트를 생각해본다면, 어떤 장면일까? 단연 도깨비 신부가 도깨비의 검을 뽑는 장면일 것이다.  9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가슴에 꽂힌 칼을 뽑기 위해 도깨비 신부를 찾아다닌 도깨비, 뒤늦게 만난 도깨비 신부가 그의 검을 뽑게 되는 바로 그 순간!  바로 그 순간이 도깨비의 최고 하이라이트 장면일 것이다.


두 주인공이 서로 인식하지 못하지만 처음 만난 장면   ⓒ tvN
드라마 도깨비의 '그 순간'  ⓒtvN


2. 도깨비의 '하이라이트 장면'이 내게 감동적이기 위해서는?

그런데, 여기서 한번 생각해보자.  만약 도깨비 드라마를 1화부터 차근차근 보지 않고서 거의 마지막 부분인 15화에 나오는 검 뽑는 장면만을 본다면, 우리는 그 장면을 보고 감동을 받을 수 있을까?  과연 우리는 그 검을 뽑는 김고은과 함께 900년 만에 자신의 몸에 꽂혀있는 검이 뽑히는 공유를 보며 주인공들의 마음을 공감하고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을까?  절대 아닐 것이다.


'검 뽑는 장면'을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서는 1화에서부터 김고은이 어떻게 자라왔고, 도깨비는 어떤 삶을 살았으며 그 둘은 어떻게 처음 만났는지, 그리고 어떤 과정 속에서 둘의 관계가 형성되었는지 '이야기'를 알아야 한다. 그래야지만, '도깨비'라는 하나의 '이야기'의 하이라이트 부분인 '검 뽑는 그 순간'을 보며 공감하고 같이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이야기, 즉 네러티브(narrative)가 갖는 특성이다.


두 주인공이 처음으로 서로를 알게 된 장면      ⓒtvN


3. 또 하나의 Narrative, 성경의 하이라이트 장면은?

여기 지금까지 말한 이야기와 상당히 유사한 이야기가 있다. 바로 '성경' 이야기다. 성경은 하나의 책이며, 하나님의 인간을 향한 사랑과 꿈이 어떻게 성취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는 바로 그 장면이며, 그 장면 중 가장 핵심적인 장면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동시에 예루살렘 성전의 휘장이 찢어지는 바로 '그 순간(the moment)'일 것이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동시에 성전의 휘장이 찢어지는 '그 순간'


4. 어떻게 십자가 그 순간을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까?

앞에서 우리는 살펴봤다. 도깨비의 검 뽑는 그 순간을 가장 잘 이해하고 공감해서 눈물까지 흘리기 위해선 도깨비 1화에서부터 2화, 3화를 시청해나가면서 이야기를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성경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예수님의 '십자가 그 순간'을 가장 잘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선 성경 역시 전체를 읽어야만 하는 것이 아닐까?  창세기부터 시작해 66권의 책을 순차적으로 말이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처형, 1565년, 캔버스에 유채, 518x1224cm, 스쿠올라 디 산 로코


5. 왜 우리는 성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십자가를 공감하지 못하는가?

그런데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 '구약'은 재미없는 옛날이야기로 치부되어 버린 지 오래이며, '신약' 중에서도 우리의 삶에 가장 가깝게 적용할 수 있는 바울서신과 예수님의 삶을 직접 보여주는 4복음서에 우리의 성경 읽기는 너무나도 집중되어 있다.  교회를 다니는데, 십자가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대부분 그 십자가 사건의 성경 구절은 외우고 있을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슬프게도 우린 십자가 이야기를 매일 읽지만, 정작 십자가 이야기를 가장 잘 이해하고 공감하지 못한다.  다시 말해, 우리는 매일 도깨비의 '검'이 뽑히는 장면만 돌려보고 있는 것이다.  도깨비를 좋아한다면서 도깨비의 앞 부분은 제대로 보지 않고, 오직 드라마 후반부의 '검 뽑는 장면'만 매일 돌려보는 것을 상상해보면 이상하지 않은가?


6. 어떻게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것인가

성경은 창세기부터 요한 계시록까지 66권의 책으로 이루어진 이야기인데, 우리는 이 하나의 '이야기'를 마치 우리가 도깨비 1화, 2화, 3화를 거듭해서 시청하듯이 순서대로 읽어가야 할 필요가 있진 않을까?  그래서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성경 읽기 방식은 성경 전체를 하나의 이야기로서 읽는 방식이다.  이것이 정답이라고 확언하기는 어렵지만, 쉽고 정확하게 이 글에서 이야기하는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성경은 무척이나  책이고, 어려운 책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엄청나게  도서관을 책으로만 채워도 부족할 만큼의 주석서와 해설서가 존재하겠는가?  하지만, 신학적 확대와 적용을 축소하고 이야기로서 읽는다면 성경은 그렇게 어려운 책이 되지 않는다.  또한, 뒤죽박죽 시간의 순서대로 편찬되어있지 않은 성경을 시간의 순서에 따라 재배열하여 읽으면 성경은 조금  읽기 쉬워진다.  바로 이러한 방식을 취한 재편집된 성경은 우리 주변에 많이 존재한다.  '하나의 이야기' 성경을 '역사 '으로, 그리고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 '전체' 읽어나가는 방식이야 말로, 성경의 하이라이트 부분인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순간' 가장  이해하고 공감할  있게 해줄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502년전 독일에서 한 사람이 교황과 교회에 고하는 95개에 이르는 반박문을 발표한다.


Sola Scriptura (오직 성경),
Solus Christus (오직 그리스도),
Sola Gratia (오직 은혜),
Sola Fide (오직 믿음),
Soli Deo Gloria (오직 하나님께 영광)


로마 카톨릭 교회의 횡포에 반대하며 감행한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은 이 5가지 라틴어로 대표된다. 이 중에서

도, 'Sola Scriptura (오직 성경)'는 기독교는 오직 성경의 권위 아래에 있어야 하며, 성경에서 근거를 찾을 수 없는 '면죄부' 같은 전통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종교개혁의 정체성을 가장 대표적으로 드러내는 가치이다.


지금으로부터 500년 전 마틴 루터는 외쳤다.  "오직 성경으로!"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을 담은 '하나의 이야기'인 성경을, '역사 순'으로 그리고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 '전체'를 읽어나가는 방식으로 성경을 읽을 때, 우리는 마틴 루터가 이야기 한 "Sola Scriptura" (="오직 성경으로")를 가장 잘 실천할 수 있지 않을까?


"Sola Scriptrua!"
(오직 성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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