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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용석 Feb 04. 2016

너에 대한 생각

타자에 대한 사유의 시작


하루 종일 '그 사람' 생각만 날 때가 있다.


'나 자신'에 대해서만 언제나 생각하는 나의 사유 속에 타자가 불쑥 들어와 나가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서 끊임없이 생각한다. 생각의 주체는 그 생각을 하고있는 '자아'이기 때문이다.


보통 자아로 가득찬 생각에는 임대차 계약만 존재한다. 그래서 타자가 자아의 생각에 들어올때는 잠깐씩만 들어와 짧은 시간 공간을 빌리게 되는 것이다.


길거리에 가는 사람의 얼굴을 보며, 옷을 보며 혹은 내게 한 말을 생각하며 하루 한 시간에도 수많은 타자들이 자아의 생각 공간에 임대차 계약을 진행한다. 그리곤 서둘러 방을 뺀다.


그런데, 자아의 생각에 오래 그리고 꾸준히 남아있는 타자가 가끔씩 존재한다.


길을 걷다가도, 책을 보다가도 혹은 밥을 먹다가도 그 타자가 생각에 들어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거리에서 수많은 사람을 보면서도 그 사람 생각만 나게 되는 때가 있다


이는 어렵게 이야기하면 '사유'한다는 것이고, 쉽게 영어로 말하자면 'care'한다는 것이다.


I 'do' care about YOU

타자에 대한 사유에는 두 가지 경우가 있겠다.


1) 너무 싫어서

2) 좋아서


두 가지 경우 어쨋든, 그 사람에 대해 생각한다는 점에서는 의미를 같이 한다.


사랑의 필수요건은 타자(사랑의 대상)에 대한 사유(care)이다. 모든 것은 마음(생각)에서 시작된다.

모든 것은 마음(생각)에서 시작된다.


싫어하는 타자와 좋아하는 타자에 대해서 결국 우리는 사유(care)하게 되고, 그래서 좋아하던 사람 뿐만 아니라, 싫어하던 사람과도 순식간에 사랑에 빠지곤 하게 되는 것이다.


타자를 사유하는 것은 강제로 되지 않는다. 사유는 전적으로 내 자유의지에 의해서 진행되지만, '만남'이라는 사건을 통해(만남은 내 자유의지의 범주에서 벗어나 있을 수 있기에 '섭리'의 범주로 보는게 맞을 수 있겠다) 우리는 타자를 사유(계속 생각)하게 되고, 사랑에 빠진다.


타자에 관한 것들, 예를 들어 혈액형이나 고향 그리고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등등의 변하지 않는 고정요소에서부터 시작해 이제 움직이는 시간의 차원으로 나아간다.


과거에 그 사람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떤 경험을 했고, 어떤 사람과 만났고, 어떤 여행을 해 보았는지와 같은 지나간 시간의 차원(과거)


지금 그 사람이 아픈지, 밥을 먹었는지, 행복한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드라마를 보고, 어떤 책을 읽는지와 같은 살아가고 있는 진행형 시간의 차원(현재)


 마지막으로 앞으로 어떤일을 할 것이며, 나와 함께 얼마나 오랜 시간 걸어갈 수 있는지에 대한 다가올 시간의 차원(미래)


사유를 통해 이 세 가지 시간적 차원에 대한 생각이 시작된다. 과거, 현재에 대한 것은 관계 자체에 대해 큰 의미가 없지만 미래에 대한 사유에서 우리의 기쁨과 고통은 갈린다.


누군가를 사유한다는 것 만으로도 이는 참 기쁜 일임에 틀림없다. 데카르트가 말한 것처럼 사유는 내 존재를 증명하기 때문이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데카르트-


우리는 지금 어떤 타자를 사유하고 있는가?


나는 내게 그 사유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나는 기쁨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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