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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min lee Aug 06. 2017

40. 박열

가려진 민족의 수난사

역사란 무엇인가

얼마전 우리지역에서 고등학교 교장 공모로 인해 시끌벅적한 일들이 있었다.  단독후보로 선정된 자가 국정교과서 심의위원으로 활동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교장임명을 반대하는 일들이 있었다.  결국은 자진사퇴로 마무리가 되긴 했지만.  국정교과서,  작년 한해 많은 말들이 많았던 교과서 편찬이야기.  특히 역사와 관련된 부분에서 수많은 반대의 목소리가 있었고, 나는 실제로 찬성하는 어르신과 논쟁을 벌인 일도 있었다.  그 배경은 우리가 많이 알고 있으니 언급하지는 않겠다.  한가지 국가가 만든 책으로 학생들이 배워야 한다는 생각과 행동.  사실 우리시대는 모두 그렇게 배웠다.  그리고 달달 외워 시험을 보고, 그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역사인식이 되었다.  역사는 팩트이다.  우리가 태어나지 않았던, 혹은 지금 이시대를 살아가는 사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  하지만 그 팩트를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방대한 양이다.  그리고 그 당시의 살았던 분들이 이미 돌아가셨으니, 실제로 그런지 아닌지,  우리는 남겨진 그시대에 기록된 기록물로만 확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어느 시대건, 특히 왕이 다스리는 왕정시대에는 누구하나도 그 시대에 거스르는 이야기를 적지 못한다. 바로 대역적죄인이 되기때문에.  가까운 예로 영화 '택시운전사'의 소재가 되는 518민주화운동은 그 당시 혹은 근래에는 철저히 차단된 역사로 치부되어 누구도 기록을 남기거나, 사실을 전달할 수 없었다.  특히 단순 기록물이 아닌 생생한 영상증거가 아니라면, 누가 쉽게 그 역사를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다행히 택시운전사를 통해 외신기자의 영상이 전해지지 않았더라면, 우리가 아직도 그 시대의 분들의 말만 가지고 믿을 수 있을까? 누군가는 왜곡하고, 축소하고, 덮었을 것이다.  나는 대학시절 교양시간에 사학개론을 배웠다.  그 당시 우리들은 모두 그 교양강의를 들었던것 같다.  항상 사학개론의 교재는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E.H. 카의 저서를 교재로 삼았다.  선배들도 같은 교재라 선배들에게 교재를 얻어, 교재비를 아끼거나, 그 아낀 교재비로 동기들과 술자리를 했던 추억이 있다.  난 아직도 그 책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제는 역사에 대해 그 책이 아닌 나 스스로가 이해할 것 같다.  역사는 사실이지만, 그 사실을 누군가는 다른 역사와 연결하여 해석하고, 판단해줘야 한다는 것을.  역사학자가 그몫을 담당하지만, 방대한 정보가 쉽게 얻을 수 있는  현재 시대에는 누구나 주관적인 사고로 역사를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다고.  그래서 국정교과서로 하나의 역사관을 심는다는 것은 마치 일제 시대에 그릇된 국가관과 가치관을 심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나는 국정교과서를 소신껏 반대하였다.  


우리의 또 다른 역사, 관동 대지진

1923년 일본, 도교를 중심으로하는 관동, 7.9의 대지진, 1700회의 진동. 20만의 사망, 실종, 이재민. 건물이 무너져 사망한 사람보다 화재로 대부분이 사망함. 이것이 일본역사의 한부분이다.  그런데 그 당시 일본정부의 묵인하에 이루어진 조선인 대학살 사건이 있었다.  조선인 2만3천명이상(영화에서는 6000명으로) 중국인 300여명 학살.  생사를 가늠하는 '십오엔오십전'이라는 일본 발음. 그로 인해 일본인과 조선인을 구분하는 것은 죽일사람과 죽이지 않을 사람을 구분하는 것.  박열은 '죽창으로 죽이고, 칼로 죽이고, 두손을 묶어 강에 던져 죽이고, 산채로 불에 넣어 죽이고, 오토바이에 매달아 죽을때까지 달리고...'라며 참혹함을 이야기 한다.  그런데 갑자기 왜? 조선인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는가?   침략전쟁을 시작한 일본의 국내정세도 좋지 않았으니, 내각도 제대로 구성되지 못한 임시 내각에,  대지진으로 인한 폭동 등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만든 것.  바로 정치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음모이론'이다.  지금 현재의 사건을 확산되지 않고 덮기 위해 사용하는 또 다른 사건.  일명 맞불작전.  그 사건으로 본인들에게 불리한 사건이 덮히고, 화재의 중심을 돌려 자신들에게 향한 화살을 피하려는 비겁하고 치사한 방법.  그걸 위해 돌이키지 못할 또 하나의 사건을 만드는 것이다.  어쩌면 518민주화운동도 그런 무지에서 나온 참담한 역사가 아닐지.  항상 그 음모에는 커다란 희생이 따라온다는 불문율이 있는데도 말이다.  누군가는 내가 왜 이런 상황에 놓여야 하는지, 왜 죽어야 하는지도 모르게 죽게되는 것.  그것이 음모이론의 핵심이다.  그런 일본정부의 거짓말로 시작한 음모가 평화롭게 같이 살아가던 사람들을 생과사의 길로 갈라놓고, 그것이 2만 3천명이나 되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사건을 다시 덮기위해 계획된 또 하나의 음모.  황태자 암살사건.  사회주의가 유입된 일본은,  천황이라는 존재에 대한 반기로 다양한 반대 사상이 드러나고, 거기에 한동안 전쟁혼란기에 완연했던 무정부주의 까지 격동한 혼란의 시기에서 시도한 무모한 음모였던 것이다.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

사회주의, 무정부주의 등 서로의 사상으로 하나가 된 두사람.  거기에 조선인과 일본인이라는 또다른 민족적 신분.  스스로 영웅이 되기를 자처하는 박열.  그러기 위해 암살의 주동자로서 일본의 대역죄를 가져야하는 조선인.  그가 진정으로 원한 것은 조선인 대학살이라는 거대한 역사적 음모를 드러내기 위한 결심.  그리고 같은 인간으로의 평등성을 갖기위해 포장되어 있는 일본의 천황에 대한 반기를 정확히 읇어주는 가네코.  그들이 원한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시대, 나라, 사상으로 죽음으로 굽히지 않고 뜻을 이루어 간다.  영화로 알게 되는 일본역사속의 우리의 역사. 팩트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영화는 단순히 관동대지진에 조선인 학살이 있었다는 사실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 그시대로의 공감대로 제대로 인식할 수 있는 역사관을 심어준다.  그리고 이준익 감독의 인물간의 유대감, 사랑, 관계. 다른 영화와 연결되듯 한결같이 느껴지는 관계속의 정서는 역사영화이자, 이준익의 영화로 새삼느끼게 하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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