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음료 시장, 커피VS차

by 상해간잽이
image.png 중국인의 음료사랑, 커피냐 차(Tea)냐


중국에서 스타벅스가 고공행진을 이어나가던 도중 스타벅스의 대항마로 떠올랐던 루이싱커피( Lukin Coffee)가 3년만에 무너졌다. 이어 또 하나의 중국의 토종 커피 체인점인 Coffee Box가 사업을 접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1999년 스타벅스를 선두로 시작해 2006년 코스타커피(Costa Coffee)가 중국시장에 발을 들였고 그 후 근 10년이 지나 중국 토종 브랜드를 포함해 신생 브랜드들이 대거 출범하며 커피시장은 확장세를 이어나갔다. Zoo Coffee(2013년), Coffee Box(2014년), Grey Box Coffee(2016년) Lukin Coffee(2017년) 등 신생 커피 브랜드들은 온라인 배달 시장을 등에 업고 펀딩에 펀딩을 성공시켰다. 스타벅스 중국진출 20년만에 서구의 커피문화가 중국에서 꽃을 펼치는 것일까?


중국인은 음료를 사랑한다. 콜라, 사이다와 같은 기호음료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히 '물 마시는 행위'를 중요시 여기는 것 같다. 중국인들은 외출시에 꼭 챙기는 것이 개인용 텀블러다. 중국인들이 커다란 백팩을 매고 지나가는 모습을 보면 백팩 바깥으로 달린 수납주머니에 한쪽에는 우산, 한쪽에는 텀블러를 넣고 다닌다. 택시를 타도 운전석 옆 작은 공간에는 택시기사의 찻잎이 우려진 텀플러가 항상 동행하고 있다. 감기걸렸을 때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조언은 '물 많이 마셔'다. 중국인들의 물과 차(tea)사랑을 생각해보면 현재 춘추전국시대를 그리고 있는 브랜드 음료시장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차문화는 중국의 과거였고 현재이며 동시에 미래다. 연세 지긋하신 노인분들의 차 사랑은 말 할 것이 없지만 신기한 것은 요즘 젊은 친구들도 여전히 차 마시는 것을 즐긴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차 문화는 취미나 기호가 아니라 생활이다. 그리고 마른 찻잎을 컵에 넣고 뜨거운 물을 받아 놓고 마시는 과거의 단조로운 차문화에서 진화한 모습이 현재 브랜드 차음료 시장의 폭발로 나타났다. 길거리 상가 1층에 위치한 많은 음료가게들이 차(tea)를 베이스로 추가적인 맛과 재료를 접목해 팬시(Fancy)한 음료로 탈바꿈시켰다.


음료시장의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많은 신입들이 들어왔다 퇴출되고 판이 여러번 바뀌고 있다. 그리고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브랜드들도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많은 쇄신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커피와 차음료로 양분해서 보자면 차음료 시장의 확장과 성장에 무게를 두고 싶다. 그 이유를 1.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접목 2. 익숙한 문화와 새로운 컨텐츠 에서 찾아 볼 수 있다.


1.온라인과 오프라인, 서로에게 좋은 결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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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러차파크(LELECHA PARK)와 시차랩(HEYTEA LAB) 출처 :乐乐茶, 魔都吃货

이제는 중국에서도 핸드폰으로 주문하고 배달 받는 시스템이 매우 잘 구축되어있다. 화면에 나타난 여러 가게들 중에 마음에 드는 가게를 골라 주문을 하면 배달기사의 실시간 위치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커피 체인점과 차음료 체인점 모두 온라인의 수혜를 누렸다. 개인 단위의 주문 뿐만 아니라 단체주문까지 온라인 주문으로 이어졌다. 온라인 주문이 보편화 되면 자연스레 오프라인 매장은 음료주문공장으로 변한다. 오프라인 매장은 많은 사람을 수용할 정도로 클 필요도, 좋은 자재로 예쁘게 꾸밀 필요도 없다. 그런데 여기서 몇 살 먹지도 않은 차브랜드인 러러차(LELECHA)와 시차(HEYTEA)가 발칙한 도발을 했다. 스타벅스 리저브와 같이 고급 쇼핑몰을 중심으로 대규모 오프라인 매장을 고급지고 화려하게 만들어서 오픈했다. 각각 이름을 러러차 파크(LELECHA PARK)와 시차랩(HEYTEA LAB)라고 내걸고서. 이제 사람들은 안에서는 핸드폰으로 주문을 하고 밖에 나가서는 크고 화려한 볼거리가 있는 오프라인 매장에 줄을 섰다. 크고 넓은 매장과 화려한 인테리어가 눈을 즐겁게 만들고 북적거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묘한 흥도 느껴진다. 거기에 긴 줄을 기다리며 고생해서 받은 예쁜 디자인 컵에 담긴 오묘한 색의 음료는 '해냈다!'는성취감마저 들게한다. 음료를 먹고 싶으면 온라인으로 편하게 주문하고, 음료에 기분까지 더하고 싶으면 오프라인 매장에 줄을 서면 되니 온,오프라인 어느 하나 버릴게 없다.

반면 커피브랜드는 스타벅스나 코스타커피 같은 큰 형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커피 브랜드들이 온라인에 집중했다. 오프라인 가맹점은 늘리되 수익창출은 온라인 주문에 의지했다. 루킨커피의 경우 2019년 12월 31일 기준으로4500개가 넘는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오프라인 가맹점들은 테이크아웃이나 온라인 주문 배달을 위한 작업 공간에 지나지 않았다.


2. 매일 마시던 차(Tea)가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많은 차음료 브랜드들이 있지만 각각의 브랜드들이 내놓는 메뉴는 더 다양하다. 여러 종류의 차에 과일을 섞기도 하고 치즈거품을 올려주기도 하고 젤리를 넣기도, 커피를 섞기도 한다. 심지어는 음료 레시피의 확장을 넘어 비지니스 영역의 확장, 혹은 비지니스 영역간의 크로스오버(Cross-over)도 나타났다. 시차(HEYTEA)가 내놓은 거대 오프라인매장 시차랩(HEYTEA LAB)에서는 차+커피, 차+아이스크림 등 여러 음료를 포함해 다양한 디저트를 함께 판매한다. 이름을 랩(LAB)이라고 붙인만큼 판매하는 메뉴가 실험적인게 많다. 술맛이 나는 아이스크림이라던지, 음료재료로 쓰이는 젤리를 디저트에 접목시킨 경우가 대표적이다.

러러차 파크(LELECHA PARK)에서는 상해 난징동루에 위치한 스타벅스 리저브에서처럼 커다란 차 덖는 기계를 볼 수 있고 그 기계로 덖은 말린 찻잎을 그램(g)단위로 현장에서 살 수도 있다. '공원'이라는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이 러라치 파크에서는 차에 관한 여러가지를 살 수 있다. 차음료, 말린 찻잎, 차 티백, 차 전용 미니 컵, 심지어는 '차'성분이 들어간 마스크팩까지 판매한다.

출처 :喜茶

차음료 시장은 전통적인 차(tea)에서 벗어나 여러가지 컨텐츠를 입혀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는데 성공했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젊고 구매력있는 소비자들이 차시장이 만들어낸 새롭고 재미있는 도전에 반응하고 있다. 반면 커피시장은 여전히 스타벅스에 국한되어있다. 스타벅스 이후 생겨난 아우 커피체인들은 전문성을 내새웠다. Grey box coffee의 경우 '커피의 맛'을, 루킨커피(Lukin Coffee)는 '바리스타의 전문성'을 홍보했다. 하지만 아직 중국인들에게 커피=스타벅스다. 전문성이 먹히려면 시장이 성숙해야하고 소비자들이 많은 경험을 쌓아야한다. 하지만 중국에서 커피는 음료 카테고리로 편입되기 보다는 '스타벅스'라는 문화로 연결된다. 현 상황에서는 중국에서 커피브랜드가 성공하려면 '커피'를 팔기보다는 '브랜드'를 팔고 '커피'를 끼워 파는 모델이 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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