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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아로 Aug 26. 2024

최고가 될 수는 없어도  최선은 다 할 수 있잖아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한 나만의 자기 합리화 법칙

아기에게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완벽한 엄마가 될 수는 없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한 없이 온화하고 너그러운 사람이 아니며

나는 요리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정리정돈이나 청소에 능한 사람도 아니다.

나는 교육열이 엄청난 사람도 아니다.

나는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사람도 아니다.


SNS를 보다 보면 세상에 정말 대단한 엄마들이 너무나도 많다.

육아를 하면서 SNS 계정 관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뿐더러, 그것을 활용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사람들도 요즘은 제법 많다. 자료 정리든, 카드 뉴스든, 릴스든, 라방이든... 육아를 하면서 플러스로 무언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나로서는 존경스러울 뿐.


집을 예쁘게 정리하고 꾸여, 아이와 함께 예쁜 사진을 남겨주는 엄마들이 있다.

책 육아를 하며 아이에게 좋을 것 같은 책을 엄선하여, 아이가 독서를 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 주고 이에 대한 리스트를 정리며 장점과 단점을 설명해 주는 엄마들도 있다.

매일같이 식단을 바꾸어 이유식과 유아식, 심지어 간식까지 직접 만들어 먹일 뿐 아니라 이를 기록으로 남겨 공유해 주는 엄마들도 있다.

육아하면서 고민스러운 부분들에 대한 기록을 남기어 공유해 주는 엄마들도 있다.


나는 이런 대단한 엄마들이 공유해 주시는 정보를 받아 하루하루 간신히 육아하는 '하루살이 엄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역시 내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해보자 하며 노력하는 중이기는 하다.

나의 편의를 위해 아이를 챙기지 못한 아쉬움과 후회가 남을까 봐,

어쩌면 아이를 위하다기보다는 나를 위한 과정이랄까.


이를테면,

- 모유수유를 하기 위해 술과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시간을 맞추어 잠까지 포기하고 직수와 유축을 시도해 본다든가 (그렇지만 모유량이 많지 않아 100일 가까이 간신히 이어가다 포기)

- 음식의 궁합 표를 정리하여 이유식을 만들 때마다 이를 참고로 조합을 해본다든가

- 음식 재료를 사서 직접 다지고 찌고 냉동시키는 '이유식 큐브'를 만들어 먹인다든가(5개월 2주 차부터 이유식을 시작하여 돌 정도까지...  시판 이유식을 이용하지 않고... 만들어서 먹이려고 노력...)

- 아이에게 눈맞춤하며 이야기해 주고, 책 읽어주려고 노력해 본다든가...(아기 밥 먹인 후 설거지 및 주변 정리 및 살림하느라 아기를 챙기지 못한 경우도 있긴 함)

- 미디어 노출을 최대한 늦추기 위해, 우리 부부 역시 아이가 깨어 있는 시간에는 절대 컴퓨터와 TV를 켜지 않는 것, 휴대폰을 가능한 멀리 하는 것(늘 무음 상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 사진을 찍거나 백색 소음을 켜거나, 동요를 틀거나, 부모님과 영상통화를 하거나, 날씨를 보거나, 온라인 장보기를 위해 폰을 만지게 되는 경우들이 굉장히 많음)

- 퇴근을 하고 아기 하원을 시켜, 저녁 챙겨 먹이고 재우는 시간가지는 최대한 아이와 함께 해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이집 가방 정리하는 순간, 식사 준비하는 순간에는 잠시 떨어져서 일을 해야 하는데... 아기는 그 순간의 시간도 쉽사리 허락하지 않아 마음이 힘들긴 함)


현재 나는 우리 아기에게 어떤 엄마일까?

아기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고 있을까?

너무 궁금하다.

때로, '엄마 엄마'하고 부르짖으며 울며 다리에 매달려 애 닳게 안아달라고 하는데 한 번에 안아주지 않는 나를 원망할 것 같기도 하고

때로, 까꿍 놀이를 하며 한 없이 밝은 웃음을 지을 땐 나를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밥 먹다가 자기 마음대로 안 되니 숟가락이며 그릇을 던져버리면, '어허!' 하고 무서운 표정 짓는 나를 무서워할 것 같기도 하고

울며 떼 부리고 있는데,  감정 추스르라며 그나마 안전한 곳에 덩그러니 혼자 두곤 외면한 채 설거지하는 나를 무심하고 정 없다 생각할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기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를 늘 고민하고 있으며

나의 삶 속 중심에 아이를 두고 생각하고 행동하고 있다.


글을 쓰던 중(틈틈이 끄적이다 보니 한 번에 다 쓰지 못해 며칠이 걸려 하나의 글을 마무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수업을 들어가게 되어 고등학생인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다.


“선생님이 요즘 좋은 엄마란 어떤 엄마일까 생각해 보는 중인데, 너희가 생각하는 좋은 엄마는 어떤 엄마니?”


그랬더니 한 학생이 섬세한 답을 해주었다.


“어릴 때와 사춘기 기점 후가 달라졌어요. 어릴 땐 정서적 교감을 많이 해 준 엄마가 최고였는데, 지금은 저의 독립적인 영역을 존중해 주는 엄마가 최고 같아요.”


단순히

용돈 많이 주는 엄마요

게임 많이 하게 해주는 엄마요

같이 여행 많이 다녀주는 엄마요

갖고 싶은 거 팍팍 사주는 엄마요

와 같은 답들이 나올 줄 알았는데... 정말 진솔하고도 섬세한 대답을 해 준 학생이 있던 것이다.


내 아기와 함께한 시간 이제 고작 16개월.

앞으로 함께 나아갈 긴 여정을 두고

내가 잘해 나갈 수 있을지 의문스럽긴 하지만

스스로 다짐하고 다짐해 본다.

아기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들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하며 늘 내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해보자는 다짐.


최고가 될 수는 없어도

최선을 다 해볼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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