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디아로 Sep 25. 2024

종잣돈 만들기

남편 월급으로 2년 반 만에 1억 만들어 주기 

"돈은 얼마나 버느냐 보다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

라고 나의 아버지는 어린 시절 나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미취학 아종시절부터 용돈을 받아 지냈다.

1990년대 초반,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에는 하루에 백 원.

고학년으로 들어서면서 일주일에 천 원.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한 달에 오천 원.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한 달에 삼만 원.


정도로 기억한다.

그러면 나는 나에게 주어진 생활비와 같은 용돈을 가지고

내 나름대로의 하루의 살림을, 한 달의 살림을 계획하며 살아갔다. 

필요한 것, 먹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의 우선순위를 두며

때로는 포기할 줄도 알고

때로는 남는 여유돈을 미래의 나를 위해 저축하기도 하였다.


내 남편은, 모은 돈이 없었다. 

성인이 되어 경제활동을 하면서 벌은 돈을 꼬박꼬박 가족들의 생활비로 80~90%를 드려야  했기에

(일하지 않는 큰 누나가 생활비 금액을 정해주었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여하튼 그 결정을 따라 행동한 것은 본인의 결정이었기 때문에 '자의'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못하겠다.)

나이가 마흔이 넘은 지금까지 

돈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도 해 본 적이 없으며

투자에 대한 관심도 없는 삶을 살아왔다.

그냥 자린고비처럼 쓰지 않고 입출금 통장에 차곡차곡 넣어두는 사람. 


결혼을 하면서 생활비 관리를 누가 할 것인가 하는 민감한 문제를 두고

나는 당연히 남편보다 잘할 수 있는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 반면,

남편은 자기보다 돈을 많이 쓰는 내가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였다.

(실제로 나보다 남편이 더 검소한 사람이긴 하다.)

서로 고집 피우면 큰 싸움이 될 것 같아서, 아기를 낳기 전까지는 

각자의 월급에서 생활비를 똑같이 내어 마치 '하우스 메이트'처럼 생활했다.

일단, 남편도 자신이 벌은 돈으로 자기 명의의 통장으로 돈 모으는 기쁨을 누리게 해주고 싶어서

선뜻 그렇게 하자고 하였다.


그리곤 아이를 낳으면서 일을 할 수 없는 내게 생활비가 필요했으므로 

남편의 월급에 의지하게 되어(사실 나는 그동안 내가 모았던 돈으로 나와 관련된 모든 소비-예를 들어 보험금, 폰 요금 납부, 내가 먹고 싶어 사 먹는 간식, 나의 지인 경조사비 등을 해결했다.) 자연스럽게 전체적인 살림-경제적 관리-을 내가 하게 되었다. 


남편은 중소기업 같이 작은 회사에서 근무하는 월급쟁이인데

월급이 교사보다는 많지만 전문직종이나 대기업을 다니는 사람들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적다.

그래도 둘이 벌면서 검소하게 살면 되겠다 생각하고 

젊어서 고생하는 것은 괜찮다 생각하고 결혼했던 것.


여하튼. 그 많지도 적지도 않은 월급의 40-50프로는 적금.

그리고 20프로 정도는 생활비

10프로 정도는 남편 용돈. 

20프로 정도는 남편 보험비 및 폰요금. 


이런 식으로 관리하였다. 

자금의 카테고리를 세분화시켜서, 카테고리끼리 최대한 섞이지 않게 

그리고 빠듯하리라 생각들만큼(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우리를 위한 외식이나 외출비용을 사용하긴 했다.)

검소하게 사용하려고 했다. 


예를 들면,

1. 외식 및 배달은 최소화하고자 노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급날 같은 날. 가끔 피곤하고 힘든 우리를 위한, 한 달 열심히 지낸 우리를 위한 날로 삼아 이용하기는 하였다. 그렇지만 가능 한, 아이 반찬 만들면서 조금씩 우리의 반찬을 만들거나, 가끔 친정 엄마가 챙겨주신 밑반찬을 활용하거나 찌개 등을 끓여 먹고자 했다. 


2. 매일 습관처럼 사 마신 커피를 줄였다.

사실 나는 결혼 전에 한 달에 커피 값만으로 몇 십만 원을 쓸 정도로. 카페에 가서 쓰는 돈이 적지 않은 사람이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카페를 가서 음료를 마신 나의 소비 패턴을 알고, 이를 줄이고자 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나의 소확행인 이 소비를 아예 없앨 수는 없어서 빈도수를 줄여 단 몇만 원이라도 세이브하고자 한 것이다.


3.  이자 통장을 따로 만들어서 경조사비, 여행비로 활용하기로 했다.

정기예금이나 적금, 토스에 넣어 둔 소액의 이자까지도 싹싹 모아서 '이자 통장'에  따로 관리를 하다 보니, 일 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자 제법 사용할만한 액수의 돈이 되었다. 그 돈으로 필요에 따라 쇼핑을 해도 되고, 경조사비로 활용해도 되고, 여행비로 활용해도 되고, 아니면 필요한 살림살이를 사는데 보태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래알처럼 스르르 빠져나갈 수 있는 돈 들도 차곡차곡 모으면 그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4. 여유자금으로 투자를!

요즘 시대는 개미처럼 일해서 들어 놓은 적금으로는 자산 불리는 것이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투자를 시도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나는 투자에 성공한 사람은 아니지만, 이제 대한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도전하는 중이다. 단, 안정자금이 필요한 현시점에서 과감한 투자는 조심스러워, 소액의 여유자금을 가지고 조금씩 관리하는 중이다.


5. 안정자금, 유동자금, 투자자금을 분리하여 관리한다.

안정자금은 정기예금이나 적금 활용

유동자금은 입출금 통장 및 토스 계좌 활용

투자자금은 주식 및 코인 활용

이 3가지를 유동성 있게 조율하며 각자의 스타일에 맞게 자금을 운영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조금 더 높은 이익을 보고자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익이 적더라도 원금손실이 싫어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사람도 있으니

각자의 스타일에 맞는 투자법을 연구하여, 자금관리를 하면 될 듯.


6. 아이 몫으로 나오는 정부지원금은 전부 아이 명의에 통장에 넣어준다.

부모가 자녀에게 재산을 증여할 때, 일정 금액까지는 세금을 내지 않고도 증여할 수 있는 혜택이 있다. 

부모가 자녀에게 증여할 때, 미성년자는 10년 동안 2천만 원성인은 5천만 원까지 세금 없이 증여된다.

고로 아기 때부터 차곡차곡, 아이 명의로 나오는 돈들을 아이를 위해 모아가는 것이다.

현금은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떨어지니, 저축 대신 우량주식을 사 모으는 것도 좋겠다.



여하튼. 지금도 아이에게 드는 이런저런 비용들이 있기 때문에 

혼자 살 때나, 둘만 살 때보다는 여유가 없다만

아이가 커갈수록 돈 들어갈 일이 많다고 하니

아이가 어릴 때 최대한 바짝 모아야겠다는 생각이다. 


지금 조금 여유가 없고 고생하더라도

아이가 중고등학교를 다닐 쯤에는 여유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겠다는 생각.


마흔이라는 나이가 아주 젊은것은 아니지만

아직 나는 젊기에 괜찮다! 고 생각하며 

아이와 우리를 위한 종잣돈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힘내어 본다.


밝은 미래를 꿈꾸고, 

이를 위해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 모두 파이팅!






작가의 이전글 아이에게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