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느끼고 싶어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나도 모르게
그곳으로 발걸음이 옮겨간다.
하얀 목련꽃이 이제 투박한 외투를 벗고
아무도 모르게 뽀얀 속살을 드러낸다.
그 모습에 반한 나는 무심한 척
발걸음을 옮겨간다.
내가 벗긴 것도 아니건만 얼굴이 달아오른다.
무슨 생각하느냐고 묻지만
그 기억을 더 깊이 조용히 탐험한다.
그대의 향기가 나를 가득 감싸고
그대의 온기가 나를 보듬어 준다.
지금도 그 향기와 온기는 그대로다.
한 눈 팔지 않으려 해도
속살 벗은 목련을 자꾸 곁눈질한다.
천천히 손이 움직인다.
너를 느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