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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죠죠 Jun 22. 2020

유튜브 <승우아빠>는 왜 잘될까?

빨간맛과 보라맛

안녕하세요, 두더G입니다.

유튜브를 잘 만드는 것이란 무엇일까요? 잘 나가는 유튜브는 도대체 왜 잘나갈까요?


오늘 파볼 채널은, <승우아빠>입니다.


1. 승우아빠, 왜 좋을까?


1) 기가막힌 썸네일각


<승우아빠>의 썸네일은 이상합니다. 이상하게, 눈이 갑니다. 사람이 한 명도 나오지 않는데, 음식사진 만으로 '극적인 요소'를 전달합니다. 나는 사진을 보기만 했는데, 기승전결의 이야기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 궁금합니다. 아이스크림을 불에 튀기고, 후렌치파이가 뭔 팔뚝만해졌다니. 뭔가 큰일이 일어난 것 같습니다. 눌러보지 않고는 못 배기겠죠. 

제목은 곧 기획입니다. <승우아빠>의 채널에서는 썸네일이 제목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텍스트를 이미지로 직관적으로 풀어주면서도, 뻔하지 않은 웅장함을 만듭니다. 사이즈를 키운다던가, 갯수를 늘린다던가, 거리를 극단적으로 띄어놓습니다. 이 장면은 재료준비샷일 수도 있고, 요리과정의 중간일수도 있고, 요리가 다 끝난 완성장면일 수도 있습니다. 정해진 것은 없지만 어쨌든 간결하게, 눈에 띄는 요소 딱 하나만 둔다는 것이 이 채널 썸네일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 못하는 게 재밌다


이 채널의 특징은, 잘 망친다는 것입니다. 요리를 시작해놓고 잘 망하고, 잘 실패하고, 뭔가 삐그덕합니다. 분명히 잘나가는 유명셰프였다고 하고, 그렇게 고난이도의 어려운 요리를 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말이죠. 위 장면은 시카고 피자를 만드는 장면입니다. 시카고 피자를 만들었는데 밑에 부분이 전혀 안익고, 치즈는 흘러내리고, 찢어지고 난리가 났죠. 이런 장면들이, 의외로 스킵을 안 누르게 만드는 마성의 구간이 됩니다.


우리는 언제 스킵을 누를까요? 다 알 것 같은 내용일 때 누릅니다. 다 아는 내용, 다 뻔한 내용, 내 소중한 시간을 들여 보고있을 가치가 없기 때문이죠. 그런데 망할 기미가 스멀스멀보인다면? 아, 스킵을 누를 수 없습니다. 이건 모르는 내용이거든요. 이 사람이 어떻게 해괴망측한 방식으로 망할지는 보지 않고서는 모릅니다. 궁금하니까, 계속 보게되죠.


탕후루가 울고 있다


'못하는 게 재밌다'는 정신은 실제로 유튜브 세계에서는 매우 중요한 감성입니다. 기존의 TV에서는 "다시 가시죠!"라며 모두 통편집되었을 장면들이, 유튜브에서는 그대로 나갑니다. 유튜브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으니까요. 그리고 그런 요소들이 모두 '유튜브만의 매력'이 됩니다. 특히 게임방송 유튜버들이 '못하는 게 재밌는' 매력으로 많이 뜨기도 했었죠. 

 

이제 <승우아빠>의 실패는 당연한 것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이 사람이 대체 언제 실패하나~ 기대하며 보게 됩니다. 그리고 이 채널은 당당합니다. 실패한다고 우는 소릴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제조사에게 화내고 조리기구를 탓하고 시청자를 나무라죠. 



2. 승우아빠, 형식적인 차별점은?

글을 쓰기 전까진 저도 몰랐습니다.

1) 손(Hands)만 나온다

승우아빠의 요리방송에는 손만 나옵니다. 워낙 입담이 좋아서, 음소거를 해놓기 전에는 얼굴이 안보인다는 사실도 몰랐습니다. 근데 손만 나오고 있었더라고요. 손만 나오는 영상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계절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봐도 괜찮습니다. 아마 10년, 20년 후쯤 보아도 괜찮을지도 모릅니다. 얼굴도 안나오고 옷차림도 잘 나오지 않으니까 촌스럽지 않을테니까요.


게다가 제작자 입장에서도 잡다한 배경이 나오지 않으니 편집이 훨~씬 편할 것이고, 보는 시청자입장에서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질리는 요소가 크게 없으니 보고 또 보기도 좋을테고요. 


이러한 요소는 뷰티, 쿡방, 홈카페, 어느 영상이든 시작하기 전에 한 번쯤 고려해볼만 합니다. 내 영상에 얼굴을 등장시킬지, 아니면 중요한 부분만 프레임을 ZOOM해서 보여줄지를 말이죠. 잘 생각해보시고, 더 경쟁력있는 쪽을 선택해보세용.



3. 승우아빠, 킬링요소는?

이 채널의 킬링요소는 바로 깔끔함, 깔끔함, 깔끔함으로 꼽겠습니다. 썸네일도 깔끔, 영상도 깔끔, 배경도 깔끔하니까요. (주인공 아조씨의 불닭맛 입담 빼고 모든 게 깔끔...) 


비록 프레임의 이면, 카메라에 안 보이는 쪽에는 이렇게 난장판이 되어있을지라도 말이죠. 일단 영상은 깔끔해야 좋습니다. 오래 보고요.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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