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노오력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최근 주변에서 목격한 다양한 형태의 노력들은 나를 다시 점검해보게 했다.
자료에 빼곡히 메모를 채워 넣어 그 기록들이 남은 학과 동기와, 필수 자료도 아닌데, 늦은 시간까지 학교에 남아 학생들에게 줄 자료를 녹음하고 가다 마주친 교수님, 지칠 법도 한데 부단히 나와 팀을 살피며 본인 일도 열심히 해내는 상사가 내 말을 유심히 들어주는 모습을 보며 그래서 내 노력은 충분한가 돌아보게 됐다.
노력은 매일매일의 시도에서 시작된다. 너무나 인간이기에(?) 우리의 컨디션은 하루가 같을 수 없고 상황에 따른 또 그냥 내 기분이 좋을 때와 그렇지 못한 날들이 있다. 그 변화무쌍한 것들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매일 기억하고, 다시 한번 시도하는 것뿐이다.
노력은 때로 하고 싶지 않음, 주변 소음을 끄기, 싫은 것들을 한 번 참아냄의 불편한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 과정은 꽤 자주 고통스럽고 성가신 편이다. 삼을 핑곗거리들과 이유들은 만들어보면 끝이 없다.
'그게 뭐?' 하며 해야 하는 목록들을 안정적으로 시도되고 있는 상태가 노력 중인 것 아닐까. 점점 내 실행의 평균이 높아질 수 있기를.
동기가 행동으로 이어지기까지 그 발화점은 결과의 보상이주는 기쁨의 간절함만이 아닌 것 같다. 행위 자체의 즐거움, 기억하는 성취감, 작고 큰 동기 주변 자극, 책임감, 불안, 불편한 마음, 의지 등 많은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유가 중요한 사람들 그렇지 않아도 크게 상관없는 사람들, 해버릇 매일의 각인이 굳어 습관이 된 사람들처럼 개개인의 성향도 무시할 수 없다.
여기서 '습관'은 행위의 시작에 있어 부담을 살짝 덜어주는 바퀴정도쯤 같은데, 어떤 행동은 습관으로 굳어지기엔 과정이 복잡해 매일 다시 기억하고 붙잡고 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어느 누가 습관적으로 몇 시간이고 공부할 수 있을까.
나는 이것들을 '습관'으로 뭉뚱그려 정의하기보단 의지적 반복행동이 몸에 익은 것, 아님 버티는 고통의 역치가 반복으로 낮아진 행동들로 본다. 이렇게 되기 위해선 무의식적으로 쉽게 자리할 수 있는 습관들과는 조금 다른 차원의 집중과 꼿꼿함이 필요하다. 이렇게 제법 잘 만들어놓은 것도, 어느 순간 관성을 잃을 수 있다. 기타를 연주하는 것을 오랫동안 멈추면 굳은살도 천천히 사라지는 법이다 (전과 같은 손은 아닐지라도).
현대에 들어선 행동의 옵션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진 것이 집중 상태로 들어가는 것을 방해하는듯하다 (도둑맞은 집중력, 2023). 쏟아지는 정보 폭포들로 인해 행동으로 이어지기 전, 아님 오늘 또 같은 것을 반복하기 전 과부하가 걸려 마비가 찾아오기도 한다.
'할까 말까' 고민하다 시간과 에너지를 소진해 시작도 못해본 날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마음과 행동을 쏟아부어봐야 다음 가닥을 잡을 프레임이 보인다. 해봐야 정말 아는 것들이 분명히 있다. 그래서 노력은 미련 없이 다음 챕터로 갈 수 있게 해 주는 듯하다. 나 같은 경우는 부단했던 날 잠도 잘 오는 편이다. 정성스럽게 내 마음을 맘껏 움직여 쏟아부은 날 미련이 없이 내일로 갈 수 있다.
내 맘에 아무 의문이 없어 난 이렇게 흘러가요
- 아이유 '에필로그' 가사 중
https://www.youtube.com/watch?v=c9E2IT1jHQY&ab_channel=%EC%9D%B4%EC%A7%80%EA%B8%88%5BIUOfficial%5D
내 마음에 아무 의문이 없는 날 난 행복한 편이다. 징글징글하지만 내가 그래도 한번 더 참아낸 날 홀가분하다.
모종의 이유든 결심을 한 이의 마음은 이미 충분하다. 나는 일단 거기부터 시작이라 생각한다. 방향을 정했으면 이제 그 양과 질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재료는 더 많이, 자주 그에 맞춰 행동을 반복하는 일이다. 어떤 날은 기도 써보고 어떤 날은 그냥 툭. 그래서 간단한 식으로 세워본다면
노력 = 마음 x 실행쯤인 듯하다 (나는 수학에 큰 뜻은 없다).
이게 또 결과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데, 여기서 이해를 통해 쌓인 실력, 주변의 도움 같은 전략들을 사용해 원하는 결과의 확률을 높여 갈 수는 있는 듯하다.
실행은 마음보다 중간 과정 단계가 구체적이고 복잡하다. 그 커진 관성에, 운동 상태로 들어가기까지 더 힘든 편이다. 몸과 마음이 동기화가 안 될 때는 어쩔 줄 모르고 오류가 난 것처럼 어버버 정신 못 차리게 되는 것 같다. 그럴 때 일단 움직여보면 서서히 맞춰져 다시 관성이 생기기도 한다.
'노력'은 그 마음을 담아 행동으로 흘려보내는 일 같다. 내 마음이 고여서 썩어버리지 않게.
오늘 너무 빠르게 노력을 콸콸 쏟아버리면 재료인 마음이 다시 차오르기 전 모두 소진될 수 있으니, 흘러가는 강물에 하나씩 가볍게 동동 떠내려 보내보기로 한다.
매일 차곡차곡 오늘의 '시도‘완료를 목표로 적립해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