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브제] 브랜딩 4분면 활용 꿀팁:
4분만 주세요

브랜드 네이밍 실무자의 사분면 활용법

by yobjet



설악산에 다녀왔습니다. 한 마디로 정신력의 한계를 경험했어요.


오색 코스에서 출발해 정상(대청봉)을 찍고 한계령 코스로 하산했는데요. 올해 한라산, 지리산을 모두 다녀왔지만 이만큼 힘든 산행은 또 오랜만이었습니다. 8시간 내내 처음부터 끝까지 가파르고 뾰족한 바위길이었지만 올라갈 땐 괜찮았어요. 그런데 한계령 코스가 정말 정신의 한계를 시험하더라고요? 분명 하산길인데 왜 자꾸 올라가는 기분인지, 실제로 3시간 넘게 걸었는데도 고도가 1000m아래로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7시라는 다소 늦은 시간에 등산을 시작한 탓에, 이러다 해 지기 전에 하산하지 못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에 슬슬 불안해질 때쯤, 한계령 대피소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dg.png 한계를 맛보게 한 한계령 코스의 끝물에 웅장하게 서 있던 바위(좌)와 설악산 정상 대청봉(우)




오색 코스 초입 색색의 단풍과 깨끗한 계곡, 우거진 숲은 너무 아름다웠어요. 한계령에서 바라본 뾰족뾰족 바위산의 웅장함은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었구요. 하지만 마음이 급해진 탓에 그 풍경을 충분히 즐길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저 마켓오 브라우니와 비쵸비를 우적우적 씹으며 열심히 거친 바위길을 헤쳐나가야 했죠.


설악산을 포함해 작년 봄과 올겨울 2번 다녀온 한라산, 봄에 다녀온 지리산까지 한국 3대 명산에 대한 경험을 사분면으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프레젠테이션1.png




2*2매트릭스라고도 부르는 사분면은 경영/컨설팅/브랜딩/마케팅 등 거의 모든 비즈니스 보고서에 질릴 정도로 등장합니다.한 눈에 여러 옵션을 비교분석하기 좋은 유용한 툴이기 때문에 많은 기획자들이 사분면 신봉자가 되죠.


브랜딩에서 사분면은 단순한 도식 그 이상입니다. 브랜드의 현재와 미래를 구조적으로 시각화해서 보여주며, 논의의 틀을 만들어주는 도구입니다. 실제 브랜딩 에이전시에서는 사분면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브랜드 네이밍 단계에서의 사분면 활용 사례를 살펴볼까요?








브랜드 네이밍은 언뜻 아티스트의 작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랩실에서 이루어지는 과학자의 실험에 가깝습니다. 추상적이고 창의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며, 실제로는 네임 의미와 형태의 균형을 설계하는 과정입니다. ‘형태적으로 얼마나 매력적인가’와 ‘의미가 얼마나 브랜딩 목적에 부합하는가’의 교차점에서 가장 이상적인 네임이 탄생합니다.


브랜드 네임은 형태를 한 축으로, 의미를 다른 한 축으로 하여 다음과 같이 구분될 수 있습니다.




프레젠테이션1.png




형태적 측면 먼저 살펴봅니다. 브랜드 네임 형태는 크게 Natural-Combined-Coined-Initial로 구분할 수 있는데요.


Natural 형태는 소위 ‘자연어’라 부르는, 사전에 등재된 형태의 단어입니다. 어떠한 변형도 가하지 않은 순수한 단어 형태죠. ‘아마존(Amazon)’같은 단어입니다.

Combined 형태는 결합어로, ‘올리브(Olive)+영(Young)’ 처럼 자연어 두 개를 단순히 결합한 형태입니다. ‘29+cm’처럼 숫자나 기호 결합도 이런 형태죠.

Coined 형태는 조어로, 자연어나 결합어에 약간의 변형을 가한 형태입니다. 소설 속 등장인물 ‘Starbuck’에 s를 붙여 만든 ‘스타벅스(Starbucks)’는 소극적 변형, ‘new+different+cake’를 조합해 만든 ‘누데이크(NUDAKE)’ 사례는 적극적 변형이라고 볼 수 있죠.

Initial 형태는 말 그대로 이니셜 형태로, 딱 봐서는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철자 나열 형태입니다. CJ, 골든 하베스트(Golden Harvest), 빌리지 로드쇼(Village Roadshow) 각 합작회사의 앞 글자를 딴 ‘CGV’ 같은 사례가 대표적이죠. 다른 예로,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을 줄여 부른 데서 비롯한 ‘무신사’도 이니셜 형태라고 볼 수 있어요.



다음으로는 의미적 측면입니다.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크게는 Industry/feature focused 방향성과 Value focused 방향성을 대척점에 둡니다.


Industry/feature focused 방향성의 네임은 브랜드가 속한 산업/속성을 강조하는 네임입니다. 반면 Value focused 방향성의 네임은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 철학,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한 네임입니다.

Industry/feature focused 방향성 네임으로는 삼성’전자’, CJ제일’제당’, 코카’콜라’ 등 기업브랜드가 있습니다. 또한 포스코 ‘이노빌트(INNOVILT)’나 CJ제일제당의 ‘크레잇(Creeat)’같은 B2B브랜드는 산업의 기본 속성(built, eat)과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innovation, create)가 결합된 네임이라는 점에서 두 방향성의 중간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Value focused 방향성 네임으로는 ‘젠틀몬스터(Gentle Monster)’처럼 추구미를 감각적이고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네임도 있고, ‘나이키(Nike)’처럼 강력한 상징을 내세움으로써 유니크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네임도 있습니다.


같은 베이커리 브랜드여도, 직관적으로 베이글 가게임을 나타내는 ‘런던베이글뮤지엄’과 ‘디저트로 사람과 공간을 연결하여 묶다’라는 브랜드 철학을 표현하는 ‘노티드(Knotted)’는 반대 방향에 속한 이름입니다. 의미적으로 어떤 방향을 취할 것인지는, 브랜드 포지셔닝과 전략에 따라 결정합니다.


요즘 워낙 유니크하고 독특한 네임이 많다보니 사분면 어느 곳에 배치해야할지 헷갈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산업이냐, 해당 산업에서 중시하는 ‘가치(value)’는 무엇이냐, 비교 브랜드군에는 무엇이 있냐 등에 따라 조금씩 미세조정이 이루어질 수 있는 영역이겠죠.








사분면은 브랜드 네이밍의 모든 프로세스에서 유용하게 활용됩니다. 본격적으로 네임을 개발하기 전에는 벤치마킹 브랜드 네임들의 형태/의미를 분석함으로써 우리 브랜드 네임의 차별화 영역을 탐색할 수 있습니다. 실제 네임을 개발하는 단계에서는 다양한 접근법을 가능하게 하는 네임 개발 가이드라인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네임 개발 이후에는 네임 후보안을 경쟁 브랜드들과 함께 사분면에 배치해봄으로써 우리 브랜드의 포지셔닝과 차별성을 점검해볼 수 있죠.


브랜드 네임은 100명이 보면 100명의 의견이 모두 다릅니다. 특정 단어를 봤을 때 떠오르는 생각이 개인의 경험과 배경에 따라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아주 주관적인 판단의 영역이죠. 그렇기에 마냥 무한대로 논의를 열어놓기 보다, 합의된 전략적 프레임 내에서 네임을 개발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이때 사분면은 아주 유용하게 활용되죠.




paul-skorupskas-7KLa-xLbSXA-unsplash.jpg 각자의 프레임보다는 합의된 브랜드 전략 측면에서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때요? 읽는 데 4분은 훨씬 더 걸리셨겠지만 저의 사분면 영업, 성공적이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