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브제] 나만의 이상형 이름 짓기

브랜드 네임 개발을 위한 체크리스트

by yobjet




옆구리가 시린 계절이네요. 외롭고요. 연애가 하고 싶어졌습니다.


저는 사실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말해보라고 하면 잘 대답을 못해요. 이런 저를 보며 친구가 말했습니다. ‘버킷리스트처럼 이상형 체크리스트를 쭉 써보라’고요. 100개면 100개, 생각나는 대로 ‘나는 이런 사람과 연애 또는 결혼하고 싶다’는 희망사항을 쭉 써내려가다보면 진짜 내가 원하는 이상형이 어떤 사람인지 구체화된다네요. 거창할 것도 없습니다. 밥 먹을 때 쩝쩝거리지 않는 사람, 산보다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 싸우면 먼저 말 건네는 사람 등. 정말 소소하고 개인적인 조건이면 돼요. 올해가 가기 전에 꼭 써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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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네이밍에도 체크리스트가 필요합니다. 그냥 이름이 아니라 ‘브랜드’ 네임이기 때문에 갖춰야 할 기본적인 조건들이 필요하죠. 업역, 제품, 브랜드의 성격을 떠나 모든 브랜드 네임이 충족해야 할 조건들입니다. 상황에 따라 약간씩 달라지는 부분은 있겠지만 우선 크게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및 컨셉에 적합한지, 부정적 연상이 없는지, 발음하기 용이한지, 기억하기 쉬운지, 형태/의미적으로 확장성이 있는지 총 5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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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아이덴티티 적합성


당연하지만 간과할 수 있는 부분으로, 브랜드 네임은 반드시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연계되어야 합니다. 네이밍 실무는 다소 기술적인 측면이 강한 과업이다 보니 가끔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이 발생하는데요. 보고 듣기에 예쁘고 멋진 이름만 지으려다 보니 바탕이 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컨셉, 지향 방향성을 잊어버리는 것이죠. 트렌디하고 힙한 이름도 좋지만 브랜드가 정말 추구해야 하는 방향성과 어필해야 하는 타겟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B2B 혁신 기술 마스터브랜드에 랄라블라, 비쵸비같이 귀엽고 힙한 네임은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겠죠.



언어/문화적 안정성


브랜드 네임은 언어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리스크, 부정 연상이 없어야 합니다. 글로벌 시대이다 보니 대부분의 브랜드 네임이 영어 또는 불어 등의 제2외국어로 만들어지고 있는데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단어지만 다른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came의 경우 ‘왔다’의 의미 외에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조차 성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단어이기에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중국 소비자의의 경우 특정 숫자에 대한 호불호가 명확하고, 사전 검색만으로는 부정 연상을 가진 단어와의 유사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어 중국 진출 목적의 브랜드라면 반드시 현지 언어 전문가의 검수가 필요합니다. 영어로는 긍정적 의미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부정적 의미를 지닌 단어도 있습니다. 현대차의 Kona는 포르투갈어로 성적 비속어인 Cona와 같은 발음으로, 포르투갈에서만 Kauai라는 다른 이름으로 판매된다고 하죠. 브랜드 네임에 사용된 단어나 단어의 조합이 다른 해외 국가에서 부정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지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



발음 용이성


전세계 누구나 발음하기 용이해야 합니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시각화 되어가고 있는 시대라고 하지만, 결국 word of "mouth"의 파워는 무시 못하죠. Literally 구전의 상황에서 브랜드를 어떻게 발음해야할지 헷갈린다면, 그 브랜드는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할 겁니다. 그래서 전세계 누구나, 소위 초등학교만 나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발음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읽을 수 있는 것’과 ‘발음할 수 있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다른 개념이지만, 두 조건 모두 만족시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브랜드 네임의 철자 구성이 너무 복잡하거나 길면 안 됩니다. 일론 머스크 아들 이름인 ‘X Ae A-Xii’는 그래서 브랜드 네임으로는 최악의 이름이죠.(물론 사람이름으로써도..) 예외적으로 발음이 약간 어려워도 용인되는 경우가 있는데, 프리미엄/럭셔리 브랜드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럭셔리 브랜드는 그 희소성과 헤리티지라는 자산 때문에 굳이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긴 불어 구문을 자주 사용하는 경우가 많죠.



기억 용이성


브랜드 네임은 명확하게 기억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 번 읽고 잊어버리고, 두 번 봐도 기억 못하는 브랜드 네임은 브랜드 네임으로써의 기능을 충분히 하지 못합니다. 기억에 남는 이름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발음용이성 항목에서 살펴본 것 같이 쉬워야 하고, 타 브랜드와 차별화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매력적이어야 하죠. 형태든 의미든 발음이든 명확히 엣지가 있어야 다른 브랜드보다 눈에 띄고, 기억에 남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너무 색달라도 기억에 남기 어려울 수 있는데요. 너무 낯설고 혁신적인 단어의 활용이나 구조는 고객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중간을 맞추는 게 정말 중요하죠. 저는 익히 아는 단어를 약간만 비틀어 새롭게 재해석한 브랜드 네임이 가장 완성도 높은 네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로는 젠틀몬스터가 있죠. 모두가 아는 젠틀과 몬스터라는 단어, 그러나 그 상반된 개념을 결합함으로써 신선한 충격을 주고 뇌리에 강하게 남습니다.



형태/의미적 확장성


브랜드 네임은 딱딱하기보다 말랑해야 합니다. 제품 라인업 확장, 글로벌 수출, 광고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영역의 브랜드 확장을 고려해 확장성을 갖춰야 합니다. 브랜드 네임의 형태적 확장성이란 모브랜드 및 서브브랜드와 결합이 가능하도록 너무 길지 않아야 한다, 다양한 매체에서 활용가능하도록 한 눈에 들어와야 한다 등의 조건으로 구체화될 수 있습니다. 의미적 확장성은 특히 하위에 다양한 제품이나 서브브랜드를 품고 있는 상위 브랜드의 경우 만족해야하는 요건인데요. 어떤 특정 한 가지 속성에만 집중해선 안되며, 다양한 하위 제품들의 속성을 모두 포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 갖가지 커뮤니케이션 상황을 고려해 다채로운 스토리로 해석될 수 있는 네임을 확장성 있는 네임이라고 합니다.



정리하면 언어/문화적 안정성, 발음 용이성, 기억 용이성, 형태/의미적 확장성, 브랜드 아이덴티티 적합성을 모두 충족할 때 이상적인 브랜드 네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죠. 브랜드의 정의와 인식이 바뀌면, 위와 같은 브랜드 네임의 기본적 충족 요건도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브랜드라는 것의 핵심 개념은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을 것 같아요.


이상형은 이상형일 뿐이라고 하지만, 간절히 바라면 자기도 모르게 그런 사람을 찾게 된다고 합니다. 일종의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볼 수 있겠죠. 당신의 브랜드도 간절히 바라는 그 목표에 가닿길 바랍니다!




5e403f06-c85a-46ac-ad8b-0af41b0702fc.jpg 마무리는 제가 유구하게 이상형으로 말하고 다니는 박보검님의 사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