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브랜드와 서브브랜드의 관계성에 따른 기대효과
어느덧 2025년의 마지막 주말입니다. 여름에 시작한 요브제 연재가 벌써 20회가 넘었네요. 사실 이 작품의 기획단계에서부터 작문 클럽을 함께 해오고 있는 친구가 있는데요. 첫 회사 동기였고, 현재는 다른 회사에 다니고 있는 한 살 어린 친구입니다. 오늘의 요브제는 회원이 두 명인 작문클럽 ‘이마클럽’의 동지, ‘돌돌홍’님에게 트리뷰트 하는 글입니다. (왜 이마클럽이냐고 물으신다면...첫 모임 날 둘의 이마가 유독 반들반들 빛나서 붙인 이름입니다. 뜬금없지만 일본어로 ‘이마’가 지금이라는 뜻도 있어, 망설이지 말고 바로 지금 글쓰기를 시작하자는 다짐을 담기도 했습니다.)
이마클럽은 함께 시너지를 내는 곳입니다. 저희는 서로를 감시하며 느슨한 압박을 받습니다. ‘이러이러한 주제로 언제까지 글을 쓸거야’라고 서로에게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은근한 부담이 생기고, 실제로 글을 쓰게 됩니다. 혼자 다짐했다면 아마 각종 핑계를 대고 안 썼을 수도 있겠죠. 벌써 10번의 모임을 통해 서로의 글에 대한 피드백과 인사이트를 주고받으며 즐거운 글쓰기를 함께해나가고 있습니다.
브랜드 역시 서로 연결되어 그 관계성에서 새로운 시너지가 탄생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모(母)브랜드’와 ‘서브(sub)브랜드’라고 불리는 관계성이죠. 나이키-나이키 ACG(아웃도어 특화 라인 브랜드)와의 관계에서 나이키는 모브랜드, 나이키 ACG는 서브브랜드로 볼 수 있습니다. 모브랜드는 그것이 포괄하는 하위브랜드들에 신뢰감과 같은 후광효과를 주고, 서브브랜드는 바텀업 방식으로 상위브랜드에 신선한/혁신적인 이미지를 더해줄 수 있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서브브랜드는 모브랜드를 통해 후광 효과를 얻습니다. 보증 효과라고도 하는데요. 이미 규모와 인지도 면에서 앞선 모브랜드가 서브브랜드의 품질, 혁신성을 보증해주기에 서브브랜드를 향한 구매 의향 및 충성도도 더불어 높아지는 효과를 냅니다. 이는 모브랜드가 얼마나 직접적으로 서브브랜드를 보증해주는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모브랜드가 전면에서 서브브랜드를 보증해주는 경우 직접 보증, 서브브랜드가 더 눈에 띄는 방식으로 보증해주는 경우엔 간접 보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직접 보증의 경우 더 높은 신뢰도를 전달할 수 있고 보증 효과도 커지지만, 모브랜드의 혹시 모를 리스크나 부정 이슈(올드한 이미지 등) 역시 함께 전이받을 수 있다는 위험도 있습니다. 양면의 날인 거죠.
모브랜드는 서브브랜드를 통해 매우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요. 우선 비즈니스/경영 측면에서는 1.가격 기준점(지지선)을 구축하는 효과, 2.신규 시장 진출/신규 고객 유입 효과, 3.보증 정도가 약한 서브브랜드의 경우 리스크 분산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1. 가격 지지선을 구축하는 효과
서브브랜드가 가격의 기준점 역할을 하며 모브랜드 가격 책정을 합리적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효과입니다. 글로벌 명품 패션 브랜드 피어오브갓(FEAR OF GODS)은 디퓨전(diffusion) 라인 서브브랜드인 에센셜(Essentials)을 운용하고 있죠. 디퓨전 라인이란 명품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영타겟 서브 라인입니다. 에센셜 티셔츠가 10만원임을 인식했다면, 피어오브갓의 50만원 넘는 티셔츠의 가격이 어느 정도 납득가능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2. 신규 시장 진출/신규 고객 유입 효과
아다디스는 오리지널스 라인을 런칭하며 운동/퍼포먼스에 집중하는 사람들 외에도 일상 속 스트릿·힙합 문화를 즐기는 타겟을 흡수할 수 있었습니다. 나이키 역시 나이키SB를 통해 스케이트보드 서브컬쳐를 브랜드 이미지에 흡수하는 데 성공했죠.
3. (보증 효과가 약한 서브브랜드) 리스크 분산 효과
실험적 시도는 서브브랜드에 몰고, 모브랜드는 안정성과 신뢰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현대를 전면에 보증하지 않는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은 모브랜드의 모험적 시도로 볼 수 있는데요. 아이오닉 최초 출시 단계에만 해도 전기차가 지금처럼 대중화되지 않았던 시기였죠. 약한 연계 또는 비연계 방식을 통해 혹시 모를 리스크를 모브랜드에까지 전이시키지 않을 수 있습니다.
브랜딩 측면에서는 1.신선도·혁신성 견인 효과, 2.다운에이징 효과, 3.정체성 확장 효과가 있습니다.
1. 신선도·혁신성 견인 효과
서브브랜드의 가장 대표적이고 중요한 역할입니다. 서브브랜드를 통해 오래되거나, 너무 잘 알려져 이미지 소비가 심하거나, 부정 이미지 연상이 있거나 하는 등 낡은 모브랜드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새로운 이미지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진화의 무게를 이기는 혁신의 합’이라는 카피와 함께 런칭된 금호타이어의 이노브(EnnoV)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입니다. 성숙 시장으로 인식되는 타이어 업계의 고루하고 낡은 이미지를 부수는 신선한 서브브랜드 런칭이었죠. 다른 예로 코카콜라 제로는 ‘살찌는 탄산’이라는 코카콜라의 뿌리 박힌 이미지를 어느 정도 쇄신하게 만들었습니다.
2. 다운에이징 효과
삼성 비스포크는 ‘가전은 LG’라는 인식을 부수고 MZ세대를 타겟팅하며 ‘힙한 가전’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신선도·혁신성 견인 효과라는 첫 번째 효과와 연계된 부분이기도 한데요. 서브브랜드 운용은 좀 더 캐주얼한 브랜딩과 playful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영타겟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3. 정체성 확장 효과
브랜드 정체성은 단 하나의 명확한 개념이어야 하지만, 해당 아이덴티티를 구성하는 각 세부 요소는 서브브랜드를 통해 별도로 강조할 수 있습니다. 모브랜드가 큰 정체성을 담당한다면, 서브브랜드는 세부 페르소나를 담당하는 것이죠. 럭셔리 모빌리티 브랜드 메르세데스 AMG와 제네시스 마그마는 각 모브랜드의 고성능 라인으로, 강력한 퍼포먼스 요소를 강조합니다.
모브랜드와 서브브랜드의 관계는 위계가 존재하는 수직적 관계입니다. 치열한 경쟁 속 자산화 및 자원화라는 개념이 중요한 브랜드 운용에서 어쩌면 당연할 수밖에 없는 관계성이죠. 그러나 수평적 관계에서도 또 다른 시너지가 날 수 있습니다. 요즘 같이 세상이 빨리 변하고, 사고방식이 유연해지고, 관계 맺음이 다변화되고, 기존 권력 관계가 뒤집히는 상황에서는 말입니다.
특히 인간 관계는 브랜드 관계성과 매우 성격이 다른 것 같아요. 글쓰기 동지와 저의 관계는 위계가 존재하지 않는 수평적 관계입니다. 누군가 다른 누군가에게 소속되지 않는 관계이기에 무조건적 믿음, 끈끈한 애착은 부족할지 모르나, 그렇기에 서로의 개성을 존중하고 부담 없이 산뜻한 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이마클럽의 경제적 자유를 향한 '손걸음'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