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미국에 사는 이유

실패에 투자하라 <퓨처 셀프>

by 요부마



Screenshot_2023-11-16_at_9.26.57_AM.png?type=w1

벤저민 허디는 그의 책, <퓨처 셀프>에서 된 체스 천재, 조시 웨이츠킨을 소개한다.

조시는 6세에 우연히 뉴욕 워싱턴 스퀘어 공원에서 체스를 두고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체스에 흥미를 느낀 그는 공원에서 사람들과 체스를 두기 시작했다.

그는 15세에 내셔널 마스터 타이틀을 따고, 16세에 인터내셔널 마스터가 됐다.

사람들은 어린 나이에 체스 세계 챔피언을 딴 조시에게 많은 관심을 가졌다.

조시는 우승에 대한 압박을 감당할 수 없었다. 결국 미국과 체스를 떠났다.

이후 명상과 철학, 태극권을 배웠다. 2004년 조시는 태극권인 타이지 푸시 핸드에서 챔피언이 되었다.

조시는 <배움의 기술: 내 실력을 200퍼센트 끌어올리는 힘>는 책을 썼다.


그 책에서 '실패에 투자하라'라는 원칙을 소개했다.

자기 자신을 배움의 과정으로 몰아넣는 것.

어려운 상황에 자신을 몰아넣으면 거기서 살아남기 위해 적응할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는 자신의 약점을 마주하며 수도 없이 실패한다.

따라서 '실패에 투자하는 것'은 극도의 의도적인 연습이다.


IMG_1257_(1).JPG?type=w1 9년 전, 보스턴 쿠킹 클래스에서


그러고 보니 나도 잘하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이 있으면 일단 그 상황에 나를 몰아넣었다.

가장 효과를 많이 보았던 건 외국어를 배울 때였다.


일본어를 잘 하고 싶었을 때, 나는 일본에 나를 넣었다.

처음에는 어학원에 다녔다. 일어 회화를 더 잘하고 싶어지자, 일본 식당에 가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당시 나는 일어로 의사소통은 가능했지만, 외국인 같은 일본어를 했었다.

일단 돈을 받고 일을 하는 상황이 되자, 좋든 싫든 일어로 말을 잘 해야 했다.

주문을 잘못 받기도 하고, 계산을 잘못 받기도 했다.

하지만 실수를 하고, 사과를 하고, '다음에는 이렇게 말해야지.'하고 고쳐갔다.

덕분에 내 일본어 실력은 빠르게 늘었다.


영어를 잘 하고 싶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미국에 갔다.

미국에 있으면 어쩔 수 없이 영어를 해야 하니, 영어가 늘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맨해튼 어퍼 이스트에 있는 헌터 칼리지 랭귀지 프로그램에 등록했다.

3개월 다녔는데, 영어 실력이 고만고만한 외국인들끼리 모여있다보니 영어가 많이 늘지 않았다.

현지인들이 오는 요리 수업에 갔다.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영어가 유창한 사람들이었다.

게다가 한국에서 해본 적이 없던 베이킹과 서양 요리를 배우는 게 재미있었다.

그래서 요리 학교에 갔다. 외국인은 나 혼자였다.


영어를 쓸 수밖에 없었다.

선생님 중에는 굉장히 터프한 여자 선생님이이었다. 내가 목소리를 작게 내거나, 웅얼거리면 호통을 쳤다.

나 스스로도 느낄 정도로 영어로 듣고 말하는 게 익숙해졌다.

(그렇다고, 유창하게 잘 하는 수준이 된 건 아니고.)


학교에 다닌지 3개월이 되었다.

요리를 더 잘 하고 싶어졌다. 그중에서도 디저트와 베이킹을 배우고 싶었다.

레스토랑에 가서 일을 시작했다.

레스토랑에서는 빠르고, 정확하게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영어가 더 중요해졌다.

일하다 실수를 하면 혼나니까, 더 집중해서 듣고, 더 제대로 말하려고 노력했다.

덕분에 영어와 요리를 둘 다 배울 수 있었다.


지금 나는 미국에 살고 있다.

미국에 사는 이유는 여러 가지 있겠지만, 그중에 한 가지는 역시 영어다.

세계 공통어인 영어를 더 잘하고 싶어서.

공항이랑 기차역에서 안내 방송 알아듣고, 영화도 자막 없이 보고, 외국에서 다른 나라 사람들 만나면 재미있게 이야기하고, 영어 소설도 읽을 정도면 좋겠다.

(글을 쓰다보니, 지금은 영어로 글도 쓰고, 어디가서 강연도 할 수 있을 정도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 정도는 한국에서 살면서 공부해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미국에서 살면 외국인, 이방인으로서 불편한 점이 많으니까.

영어라는 벽에 걸려 내가 하고 싶은 말 반도 하지 못하고, 상대방의 말을 잘못 알아듣는 바람에 바보 같은 행동을 할 때도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사람의 지식 수준이 말하는 수준과 같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니 미국 사람들이 보았을 때, 나는 아마도 초등학교 수준 정도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겠지......?


그럼에도 나에게는 그 '바보같이 느껴지는 순간'이 여전히 필요하다.

스스로가 더 나아지도록 노력할 수 있는 자극이 되기 때문이다.

그 순간들은 내가 여전히 배울게 많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내 부족함과 약점과 마주할 때, 나는 배운다. 그리고 더 나아진다.


그러므로, 오늘도 실패에 투자한다.

나를 어쩔 수 없이 배워야하는 상황으로 몰아넣으며.




42274085618.20230927071344.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 힘든 시간도 언젠가는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