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작가가 알려주는 시크릿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를 3주 동안 천천히 음미하며 읽었습니다.
20대에 사랑하는 형을 잃은 패트릭 블링리는 메트(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애칭)에 경비원으로 들어갑니다. 그에게 미술관은 세상으로의 단절, 시간의 멈춤, 형을 애도하는 수도원과 같았습니다.
누군가가 기원전에 만든 작품에서부터 현재까지 만든 예술품에 둘러쌓여 십 년을 지냈습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바깥 세상과 달리 매트 안에서는 시간이 느리게 흐릅니다.
패트릭은 사람들이 엄청난 노력과 노동을 늘여서 만든 작품들을 들여다봅니다. 어느 시기에도 인간은 어렵고, 힘들었고, 예술가들은 그 감정을 작품으로 만들었습니다. 십자가에 못박히고 부활한 예수. 전쟁에 나가서 싸우는 전사들. 고된 작업을 하는 소작농들.
그는 작품들 속에서 '인간은 언제가 죽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것을 배웁니다.
이미 알고 있지만, 인식하지 않았던 사실이지요.
하지만 '고통 속의 용기는 아름답다는 것' 또한 깨닫습니다.
암과 싸우면서도 병실에서 졸업 논문을 썼던 형을 떠올립니다.
그의 형은 스물 다섯에 죽음을 코 앞에 두고도 울고, 매달리고, 무너지는 대신, 남은 시간을 가족들과 소중하게 보냈다고 합니다.매트에서 10년의 시간을 보내며, '상실은 사랑과 탄식을 자극한다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그는 형을 사랑했고, 여전히 사랑하며, 그렇기에 더 고통스러웠습니다.
이처럼, 그림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는 진실에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십 년이라는 시간을 미술관에서 보낸 패트릭은 다시 '벽 너머의 복잡한 세상'이 궁금해집니다. 그 사이 태어난 두 아이에게도 그 세상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형을 잃으면서 생긴 상처에 어느 사이엔가 새 살이 채워지고, 아물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는 뉴욕의 시티 가이드라는 새 직업에 도전합니다. 넓은 도시에 있는 숨겨진 것들을 찾아내고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하는 일입니다. 그는 준비를 하면서 설레임과 흥분을 느낍니다.
저는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를 읽으면서, 패트릭의 설명을 들으며 매트 안을 종일 돌아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습니다. 미술사와 예술학에 대한 교양 과목을 들었습니다. 미술 전시 기획 회사에서 일하며 예술의 전당 전시실에서 일을 한 적도 있습니다. 선배와 동기들의 개인전에도 갔습니다. 인사동 갤러리에도 주기적으로 가서 그림을 감상했습니다. <퐁피두 전>, <반 고흐 전>처럼 대규모 전시도 찾아다녔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작품을 어떻게 감상해야 잘 하는걸까?'
패트릭은 메트를 찾는 관람객의 모습이 꼭 세상 사람들처럼 다양하다고 말합니다.
어떤 사람은 유명한 작품을 찾아 그 앞에서 셀카를 찍느라 바쁘고,
어떤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 앞에서 한참을 서 있고,
어떤 사람은 드넓은 미술관 안을 자유롭게 걸어다니고,
어떤 사람은 작품을 따라 그립니다.
마치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몰라 헤메는 사람들처럼, 미술관에서 그림을 어떻게 감상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패트릭이 <메트를 관람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당신은 지금 세상의 축소판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메소포타미아의 비옥한 개펄에서 파리의 센강 서쪽 리브고쉬의 카페에 이르는 드넓은 땅과 그 너머 수많은 곳에서 인류는 정말이지 놀라운 성취를 이루어냈습니다. 먼저 그 광대함 속에서 길을 잃어보십시오. 인색하고 못난 생각은 문밖에 두고 아름다움을 모아둔 저장고 속을 자유롭게 떠다니는 작고 하찮은 먼지 조각이 된 것 같은 느낌을 즐기십시오.
가능하면 미술관이 조용한 아침에 오세요. 그리고 처음에는 아무하고도, 심지어 경비원들하고도 말을 하지 마세요. 모든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면 눈을 크게 뜨고 끈기를 가지고 전체적인 존재감과 완전함뿐 아니라 상세한 디테일을 발견할 만한 시간을 스스로에게 허락하세요. 감각되는 것들을 묘사할 말을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거기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어쩌면 그 침묵과 정적 속에서 범상치 않은 것 혹은 예상치 못했던 것을 경험하는 행운을 누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예술품의 제작자, 문화, 의도된 의미에 관해 알아낼 수 있는 건 모두 알아내세요. 그것은 보통 우리 자신을 겸손하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그러나 어느 시점이 되면 방침을 바꿔 자신의 의견을 내세워보고 싶은 마음이 들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우리와 다름없이 오류투성이인 다른 인간들이 어떻게 해석했는지를 두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메트입니다. 여러분은 예술이 제기하는 가장 거대한 문제들에 대해 의견을 피력할 자격이 있습니다. 그러니 아무도 자기 생각을 들을 수 없다는 사실에 기대어 용감한 생각, 탐색하는 생각, 고통스러운 생각, 혹은 바보 같을 수도 있는 생각들을 해보십시오.
그것은 맞는 답을 얻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가 늘 사용하는 인간의 정신과 마음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함입니다.
메트에서 애정하는 작품이 어떤 것인지, 배울 점이 있는 작품은 무엇인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연료가 될 작품은 또 어느 것인지 살핀 다음 무엇인가를 품고 바깥세상으로 나아가십시오. 그렇게 품고 나간 것은 기존의 생각에 쉽게 들어맞지 않고, 살아가는 동안 계속 마음에 남아 당신을 조금 변화시킬 것입니다.
-삶을 탐험하는 방법-
1. 세상 속에서 길을 잃어보기.
2. 이미 살아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
3. 내 나름대로 생각을 해보기.
4. 정답을 찾으려 하지 말고, 세계와 나를 더 잘 이해하기,
5. 내게 중요한 가치를 찾아내어, 가슴에 품고 살아가기.
그 과정을 반복하며, 계속 변화하기.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관람하듯, 세상을 살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