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마무리는 제야의 종소리보다 '이것'으로 한다

by 이은영

어릴 때 가장 자주 듣던 동기부여 말은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였다. 그래서 주변의 많은 사람이 지금 행복을 추구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자주 했고, 더 나은 삶을 위해 오늘의 행복은 희생하고 참아야 한다고 서로를 가르쳤다. 심지어 종교 지도자들은 귀여운 어린 나에게 나중에 죽어서 천국에 가려면 이 세상에서 나의 행복을 추구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늘 그렇듯 나의 생각은 달랐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에게 "지금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으면, 저는 언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데요?"라고 되물었다. 그러면 누군가는 그런 질문을 하는 내게 화를 내곤 했다.

그때는 그들이 왜 나에게 화를 내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그들이 화를 내던 대상은 내가 아닌, 그 질문에 답을 할 수 없던 잃어버린 자기 자신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좋은 삶을 살기 위하여


작년에 이어 올해도 3개의 다이어리를 선물 받았다. 재개발 지역에서 활동하는 덕분에 D, L, H 건설사에서 앞다투어 다이어리 로비(?)를 했다. 매년 속지가 백지수표로 되어있는 것은 아닐까 싶어 살펴보아도 그냥 백지일 뿐이다. (웃음) 청렴결백한 건설사 놈들 덕분에 나는 2022년도 백지 위에 또다시 내 손으로 눌러 적은, 나만의 이야기를 채워 넣을 예정이다.


매년 마지막 날 늦은 밤에는 고요히 홀로 방 안에서 노란 불빛의 스탠드를 켜놓는다. 그리고 포근한 침대 위에서 편안한 자세로 앉아 성경을 펴놓고 기도한다. (이 시각 아름다운 나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는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희망하며, 새로 받은 다이어리에 인생 시나리오를 기록하기 위한 나만의 루틴이다.


올 한 해도 제게 건강한 삶을 허락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하느님도 식상해하시지 않을까. 싶을 만큼 올해도 어김없이 건강하게 살아있음에 감사기도로 마무리했다. 올해도 많은 이야기로 다이어리가 채워졌지만 나에게는 무엇보다 영혼과 육체의 건강한 삶이 가장 큰 감사거리다. 사실 이것보다 삶에서 더 큰 기적이 있을까?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자주 웃는 삶을 위하여


그동안 세상의 성공 기준에 따르기보다, 내가 세운 성공 기준에 맞춰 살아가다 보니 감사와 행복이 동행한다. 그래서 나에게 진정으로 좋은 삶이란, 남들이 훌륭하다고 말하고 부러워하는 삶이 아니라, 스스로 만족하며 하느님에게 진심으로 감사할 수 있는 삶이다.


calendar-gf1174ba7f_1920.jpg ▲ 세상이 불공평해 보여도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1년이라는 시간은 주어진다.


세상이 불공평해 보여도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1년이라는 시간은 주어진다. 그리고 그 1년이라는 시간은 365일이라는 하루하루가 모여 채워지고, 하루라는 시간은 24시간이라는 시간으로 채워진다. 점처럼 이어지는 시간을 무엇으로 어떻게 채워나갈지는 자기 삶의 주도권을 잡은 자들의 몫이다.


새해 다이어리라 할지라도 반드시 마지막 12월 달력은 포함돼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12월 31일 늦은 밤에 한 해를 돌아보며 스스로 다짐한다.


마지막에 웃는 삶이 성공한 삶이 아니라, 자주 웃는 삶이 성공한 삶이다.


'그렇담 새해는 또 어떻게 살아볼까? 어떤 나만의 이야기로 채워볼까?' 술 한 모금 마시지 않은 또렷한 정신 속에서 그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조용히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 듣고 기록한다.

신이 나에게 목숨을 허락한다면 이렇게 1년의 시간이 흐르고, 이변이 없는 한 또다시 그해 마지막 날 나는 침대에서 노란 불빛의 스탠드를 켜놓고 감사기도를 드리고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에게 건강하게 한 살 나이를 먹는 일이란, 살아있는 기적의 확실한 증표이며 더없는 신의 축복이다.


한 해가 바뀐 이 타이밍에서 누군가 나에게 동기부여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무엇보다 '나답게 살아가는 일'이라고 대답하겠다. 내가 가장 잘 알고, 잘하는 전문 분야는 언제나 '내가 되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또다시 밝아오는 새해를 기쁘게 살아가게 하는 자신만의 동기부여를 찾아내길 바란다.




글쓰기로 우주 정복을 꿈꾸는 브런치 작가들이 모여 팀라이트가 되었습니다. 팀라이트 매거진에서는 매월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하여 각양각색 이야기를 작가님들의 다른 시선과 색깔로 담아갑니다. 12월의 주제는 '동기부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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