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삶을 대하는 태도로 인해 세상은 영향을 받고 변화된다.
어린 시절부터 유독 패션에 관심이 많았다. 그 덕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패션 아이템 쇼핑에 집중했다. 마음이 공허할 때마다, 지치고 무기력해질 때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쇼핑을 했다. 그 당시 술도 못 마셨고, 게임이나 도박에도 흥미가 없었고, 남자, 섹스, 수다, 운동, 독서, 먹거리 등에도 관심이 없었기에 쇼핑 이외에는 탈출구가 없었다.
결국 나는 쇼핑에 미친 여자가 되어 패션 디자이너를 거쳐 패션 쇼핑몰 사장이 되었다. 매일 신상 옷과 액세서리를 사입했다. 나에게 있어 쇼핑몰 운영은 돈벌이 수단이 아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즐거운 놀이터와 다름없었다. 일을 하면 할수록 스트레스가 풀리고 남들의 부러움도 얻고 돈까지 벌 수 있었기에 출근길이 신나고 즐거웠다.
그러나 즐거움도 잠시. 예상치 못한 의료 사고로 인해 다년간 공들인 사업은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렸다. 더 이상 쇼핑은 고통의 괴로움을 잊게 해주지 못했다. 또 다른 비상 탈출구가 필요했다. 그러나 사방을 둘러보아도 어두 컴컴한 높은 벽으로 둘러쳐져 있을 뿐 미래의 희망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그 시간을 탈출하는 손쉬운 방법은 죽음뿐이라고 누군가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달콤한 속삼임에 넘어가 죽기로 결심했다. 그동안 살아온 인생을 뒤 돌아보며 하나하나 정리를 해나갔다.
‘그래. 이렇게 죽으나 저렇게 죽으나 결국 인간은 태어나면 죽는 거야. 참으로 인생이란 허무하고 헛되다. 그토록 죽이고 싶게 밉던 사람들도 가엾은 내 죽음 앞에서는 부질없구나. 내가 살다 간 흔적은 사랑했던 사람들의 마음속에 또 다른 고통과 슬픔으로 자리 잡고 말겠군.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스물아홉 내 인생을 이렇게 뒤 돌아 바라보니 참으로 헛살았다. 나 또한 누군가를 미워하며 증오에 떨던 것처럼 누군가도 이 시간 나를 미워하며 울고 있을 수도 있겠구나. 다행히 아직 나는 죽지 않았다. 너무 늦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그들에게 연락을 해보자. 진심으로 사과해서 그들의 마음이라도 풀어주고 난 뒤에 죽자.’
몇몇의 사람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고 용기를 내어 연락을 했다. 답변을 주지 않는 사람도 있었고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죽음 앞에서 그 정도의 모멸감과 좌절감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대학시절 친구들 앞에서 모진 말로 눈물 흘리게 한 동기동창이 떠올랐다. 떨리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진심으로 그때의 일을 사과했다. 그러자 놀랍게도 그는 다 지난 일이고 괜찮다며 오히려 불편해하는 내 마음을 위로해 주었다. 그 순간 마음속 무덤 위 이름 모를 꽃 한 송이가 피어올랐다. 전화를 끊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 순간 또다시 내 안에 누군가가 따뜻하게 속삭였다.
얘야. 인간이 이 땅에 태어나
가져갈 것이라고는 살면서
서로 용서하고 이해하며
사랑한 추억뿐이란다.
신성神性과 일치한 한 명의 인간이
이 땅 위에서 베푼 사랑과 용서는
무덤 속에 누워 있는 사람도
일으켜 세우는 힘이 있단다.
이 사건을 네 마음속 깊이 간직하거라. 지금 이 순간 메마른 인간의 마음속 무덤 위에 이름 모를 꽃 한 송이가 피어올랐다. 그 향기는 사방으로 퍼져 사람을 취하게 하고 매혹시킬 것이다. 하늘 아래 인간들은 서로 사랑하고 용서하며 이 땅 위에서 행복하게 살아가거라.
죽고 싶었는데 또다시 살고 싶어 졌다. 나를 사랑하고 용서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도 사랑하고 용서하면서 행복하게 잘 살아보고 싶어 졌다. 벼랑 끝 죽음의 문턱을 넘어 탈출하고 싶었다. 그렇게 고통을 잊을 새로운 방법을 모색했다.
모두가 잠든 어두운 밤. 홀로 침대에 누워 온라인 고스톱에 정신없이 빠져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그 순간 또다시 내 안의 누군가가 속삭인다.
얘야. 자신의 고통을
해결하는 방법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달라진다.
한 사람이 자신의
삶을 대하는 태도로 인해
세상은 영향을 받고 변화된단다.
온라인 게임을 탈출구로 삼는 이는 게임 중독자가 된다. 도박을 탈출구로 삼는 이는 도박 중독자가 된다. 술을 탈출구로 삼는 이는 알코올 중독자가 된다. 마약을 탈출구로 삼는 이는 마약 중독자가 된다. 섹스를 탈출구로 삼는 이는 섹스 중독자가 된다. 운동을 탈출구로 삼는 이는 운동 중독자가 된다. 이성을 탈출구로 삼는 이는 바람둥이가 되고, 도둑질을 탈출구로 삼는 이는 범죄자가 되며, 폭력을 탈출구로 삼는 이는 싸움꾼이 된다.
남은 인생 정말 잘 살아보고 싶으냐? 그렇다면 이제 너에게 다시 한번 삶의 기회를 주겠다. 조용히 눈을 감고 진심으로 원하는 네 미래의 모습을 마음속에 그려 보아라. 너는 반드시 그런 사람이 될 것이다.
그 당시 함께 동업하던 친구의 아버지가 지방으로 인사 발령을 받은 일이 있었다. 60이 가까운 연세에 지방 인사 발령은 권고사직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친구의 아버지는 묵묵히 시련을 받아들이셨다. 지방에 내려가 혼자 생활하시면서 한쪽 벽면을 책으로 가득 채우셨다. 그리고 속으로 이렇게 다짐하셨다고 했다.
‘내가 이 책을 다 읽을 때쯤이면 서울로 다시 돌아가 가족과 함께 살 수 있겠지.’
1년 뒤 친구의 아버지는 서울로 재발령을 받고 승진까지 하셨다. 그분의 삶의 모습을 지켜보던 어린 내 눈에는 고통을 해결하는 모습이 너무나 멋져 보였다. 그 모든 기억을 떠 올리며 다음날 바로 친구의 집으로 달려갔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책을 바라보며 나 또한 그렇게 해보겠노라고 다짐했다. 책이라면 패션 잡지만 보던 내가 세계 베스트셀러 몇 권을 빌려다 읽기 시작했다. 고통을 잊기 위해 무슨 뜻인지 조차 이해되지 않는 두꺼운 책들을 매일 읽어 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두껍고 이해되지 않으며 지루하기로는 일등인 전 세계 베스트셀러 성경책이 눈에 들어왔다. 개신교 성경책을 창세기부터 읽어 나갔다. 한 권을 다 읽고 가톨릭 성경책을 또다시 창세기부터 읽어 나갔다. 그 후 내 삶은 조금씩 변화되기 시작했다. 모든 글이 비유로 쓰여 있어 신학자들조차 해석이 어렵다는 성경 구절이 삶 속에서 풀이되어 들리기 시작했다.
얘야. 나는 네 기도를 들었고 네 눈물을 보았다. 이제 내가 너를 치유해 주겠다. 이제부터 너에게 들려주는 모든 이야기들을 글로 써라. 지금의 너와 같이 삶이 고통스러운 이들에게 아낌없이 나누어 주어라. 훗날 네가 쓴 글들은 책으로 만들어져 무덤 속에 잠들어 있는 영혼들을 깨우는 도구가 될 것이다. 밤이고 낮이고 기쁜 소식이 필요한 이들을 찾아가 그들의 무덤 위에 또다시 이름 모를 꽃을 피울 것이다. 그 일은 네가 아닌 신이 하며 너보다 앞서 그 길을 걸어간다. 그러니 힘과 용기를 내어라. 너는 반드시 그 일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경험을 통해 깨달은 지혜를 짧은 글로 정리했다. 문자 메시지를 활용해 주변 사람들에게 2년 동안 쉬지 않고 글을 보냈다. 그러나 의도와 다르게 미친 사람으로 오해받기도 했고 수신 거부를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때의 나처럼 삶을 포기하려고 하는 단 한 사람만이라도 위로할 수만 있다면, 그래서 누군가도 다시 용기를 얻고 살아갈 수 있다면 그걸로 보상은 충분했다. 문자 보내기를 멈춘 어느 날 한 통의 문자가 날라 왔다.
'은영 씨 고마워요. 한 번도 답문을 보낸 적은 없지만 그동안 보내준 글 잘 읽었어요. 그동안 사는 게 너무 힘들어 죽을 생각까지 했었는데 은영 씨가 보내준 글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제 자신이 부끄럽기도 하고. 다시 힘과 용기를 얻어 잘 살아보려고요. 늘 은영 씨와 우사장님께 고마운 마음이에요. 두 분의 삶을 위해 항상 기도할게요.'
그 순간 단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가슴이 뜨겁게 타오르는 느낌을 받았다. 나의 초라하고 처절했던 고통의 시간이 어느새 누군가의 고통을 공감하는 귀한 재산으로 변모해 있었다. 더 나아가 서로의 영혼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사랑의 씨앗이 되었다. 세상 위에서 사랑의 꽃을 피워 향기를 내며 열매를 맺기 위해 움트고 있었다.
얘야. 고통 없는 부활은 없단다. 모두가 이 땅 위에서 성공을 희망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패가 가져다주는 시련과 고통은 외면한다. 그 결과 계속해서 지옥 같은 상황에 머무르며 쳇바퀴 돌리는 삶을 지속한다. 누구의 삶이든 고통은 예외 없이 찾아간다. 실패는 성공으로 향하는 계단이며 고통은 인간을 태워 천국으로 데려다주는 유람선이란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신이 선택한 인간을 위해 마련한 선물이란다.
그러니 얘야. 삶에 다가오는 실패의 고통을 두려워하기보다 실패의 고통을 극복하는 네 선택에 주의를 기울여라. 삶의 여정이 곧 보상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은 잘 들어두어라.
진리를 깨달아 지혜를 습득한 이에게
세상은 천국과 동시에
즐거운 놀이터가 되지만,
진리를 외면한 채 편견의 노예가 된 이에게 세상은 지옥과 동시에
죽음의 무덤일 따름이다.
- GOOD BOOK과 이야기의 연결고리 -
*비유를 들지 않고는 그들에게 말씀하지 않으셨다. 그러나 당신의 제자들에게는 따로 모든 것을 풀이해 주셨다. (마르코 복음서 4,34)
*나는 내 영혼을 지혜 쪽으로 기울였고 순결함 속에서 지혜를 발견하였다. 내가 처음부터 지혜와 더불어 깨달음을 얻었으니 결코 저버림을 당하지 않으리라. (집회서 51,20)
*그리고 나는 모든 노고와 일의 성공이 서로 남을 시기한 결과일 뿐임을 깨달았다. 이 또한 허무요 바람을 잡는 일이다. (코헬렛 4,4)
*이렇게 그 숫양을 제단에서 통째로 살라라. 이것이 주께 드리는 번제이다. 이것이 불에 타며 향기를 풍겨 야훼를 기쁘게 해드리는 제사이다. (출애굽기 29,18)
*구원받을 사람들에게나 멸망할 사람들에게나 우리는 하느님께 피어오르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 (코린토 2서 2,15)
*이 율법서의 말씀이 네 입에서 떠나지 않도록 그것을 밤낮으로 되뇌어, 거기에 쓰인 것을 모두 명심하여 실천해야 한다. 그러면 네 길이 번창하고 네가 성공할 것이다. (여 호수 아기 1,8)
*주님께서 이스라엘을 두고 모세에게 명령하신 규정과 법규를 명심하여 지키면 성공할 것이다. 힘과 용기를 내어라. 두려워하지도 말고 당황하지도 마라. (역대기상 22,13)
*진리를 실천하는 이는 무슨 일을 하든지 성공을 거둔다. 의로운 일을 하는 모든 이에게 (토빗기 4,6)
*언제나 주 너의 하느님을 찬미하여라. 그리고 너의 길을 올바르게 해 주십사고, 너의 길과 뜻이 성공을 거두게 해 주십사고 그분께 간청하여라. 어떠한 민족도 스스로 제 뜻을 이루지는 못한다. 모든 좋은 것을 주시는 분은 주님이시다. 그분께서는 또한 달리 원하시면 저승 밑바닥으로 내던지기도 하신다. 그러니 이제 얘야, 이 분부를 늘 기억하고 네 마음에서 지워지지 않도록 하여라. (토빗기 4,19)
*복을 받아라. 너는 하고자 하는 일을 반드시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사무엘기 상권 26,25)
*주님께서는 지혜를 만드시고 알아보며 헤아리실 뿐 아니라 그것을 당신의 모든 일에, 모든 피조물에게 후한 마음으로 쏟아부으셨으며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선물로 주셨다. 주님의 사랑은 영광스러운 지혜이며 그분께서는 당신을 보여 주실 이들에게 지혜를 베푸시어 당신을 알아보게 하신다. (집회서 1,9-10)
*지혜의 충만은 주님을 경외함이며 지혜는 제 열매로 사람들을 취하게 한다. (집회서 1,16)
*지혜는 거룩한 예언자를 통하여 그들이 하는 일을 성공으로 이끌었습니다. (지혜서 11,1)